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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Oct 23. 2022

백귀 (百鬼)

사랑이란 작은 아이는

단편 속 날개를 달았네


굽이치게 흘러든 강물에

얼음 같은 손끝과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린 얼굴

소스라치게 순조롭던 노을이

속삭이듯 여울지네


음감이 모자라

세상 소리 흘기듯 스쳐가고

내 어깨를 지나쳐 소멸하는

영혼들이 비틀비틀 수척하다


늴리리야 혹은

어찌 안 놀라겠느냐만은


담담히 박힌 화석의 세상은

여전히 건재하도록

요동치는 동맥혈의 야망가들이여

안다 그대 힘이 드는 줄을 내 알고 있다


사라지나 살아지나


어스름 부대낀 하현달 끝자락에

달은 또 한 번 저물겠고

소란히 달그락거리는

 책걸상  나의 이상은


내 저속한 두 눈을 피하지 않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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