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해줄 수 있는 일
프리랜서라 일하는 날이 불규칙적입니다. 아이들은 일정한 패턴에 안정감을 느낀다고 하던데 아이 6개월부터 들쭉날쭉했던 엄마의 스케줄이 아이에게 불안을 주진 않았을지 이제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 한 주는 일이 많아 바빴습니다. 등 하원도 아빠가 시켜줘야 하는 날이 많았죠. 아이는 주 후반으로 갈수록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러다 지난 목요일은 새벽부터 나가야 하는 날이라 일어나는 아이를 못 보고 출근했는데 아이가 한 시간을 울었다고 합니다. 엄마가 보고 싶다면서요.
처음으로 아이와 전화 통화를 한 날이었는데, 가늘게 떨리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저도 울컥하는 기분이 들어 얼른 전화를 끊었었어요. 그때 아이는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울고 있었나 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와의 시간이 왜 이렇게 애틋한지. 그래도 등 하원은 대부분 제 손으로 해결할 수 있고 함께 오후 시간을 보내고 함께 자는데, 아이보다 일찍 일어나 침대 옆 자리를 채워주지 못하는 그 두 시간마저 미안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몸을 바삐 움직이며 지내는 대부분의 이유는 아이가 아닐까요.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일
지난 목요일 나가기 전 아이에게 쪽지를 남겨 두었습니다. 처음 남긴 쪽지였는데 마지막에 ‘엄마가’를 적으며 아직도 엄마의 단어가 낯설다고 생각했습니다. 꿈만 가득했던 한 사람이 엄마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지고 살아간다는 것, 바로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기에 충분한 듯 해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제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고 이 좋은 에너지를 아이에게 전해주는 것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일과 육아 사이 중심을 잡는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이러한 엄마의 모습을 보며 훗날 아이가 삶을 즐기는 멋진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고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엄마의 부재로 인한 한 시간의 울음 너머에는 언제나 엄마는 아이 곁에 있다는 믿음이 있길 바라며. 엄마의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