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맨숀 일흔두 번째 이야기 ‘에브리바디스 파인’입니다.
<에브리바디스 파인>은 2009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인데요. 제가 재밌게 본 영화인 <인턴>의 주인공인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이에요. 이야기는 아버지인 프랭크와 그의 아들, 딸인 로지, 에이미, 로버트, 데이빗과의 서사 위주로 흘러가는데요. 큰 줄거리는 미국 각지에 사는 4명의 아이와 모처럼 만의 주말 파티가 각자의 사정으로 취소되고 아쉬웠던 프랭크가 직접 아이들이 사는 집으로 깜짝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해요. 예상치 못했던 방문을 통해 프랭크는 잘살고 있다고 믿었던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서로의 관계성을 회복하는 이야기에요.
너는 지금 행복하니?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주말 파티를 취소했던 만큼 프랭크는 직접 찾아간 아이들 집에서도 오래 있지 못하고 금방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프랭크는 아이들이 전화로만 전해주던 이야기와 실제 현실과는 뭔가 다르다는 걸 느끼지만 물어보진 못하고 “행복하니?”라는 한마디로 대신해요. 이걸 보고 저는 정말 많은 공감을 했는데요. 저도 상대방이 말하기 불편할 것 같은 주제를 직접적으로 물어보지 못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에요. 아버지인 프랭크가 말하는 ‘행복하니?’는 영화 제목인 ‘에브리바디스 파인’과 더불어 영화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대사라고 생각해요.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역할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나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처럼 가족들과의 관계나 육아에 대해서 다룬 프로그램이 많아서 익숙하지만, 아버지와 아이들과의 관계성에 초점을 맞춘 외국 영화를 보는 건 처음이었는데요. 그래서 뭔가 소재는 특별할 게 없었지만, 미국에서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이 저한테는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전형적인 한국형 아버지 역할을 로버트 드니로가 연기하다니. 역시 사람 사는 건 어디든 다 똑같은가 봐요.
부모님 눈에는 언제나 아기
옛말에 '자식이 나이를 얼마나 먹든지 부모님 눈에는 항상 애기로 보인다'는 말이 있어요. 이 영화에서는 그 말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는데요. 프랭크가 아이들 집을 찾아가서 처음 아들, 딸들과 만났을 때 어린 시절 모습 로지, 에이미, 로버트, 데이빗이 등장하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큰 연출은 아니지만 뭔가 아버지의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을 잘 표현해준 것 같아서 인상 깊은 장면이었어요. 인터넷에서 83세 할머니가 60세 딸을 애기처럼 대하는 것 본 적이 있었는데 같은 마음이겠죠?
솔직함이 필요한 사이
프랭크는 이번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보다 엄마한테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에게는 좋은 소식만 전하는 아들, 딸들에게 서운함을 느꼈는데요. 아버지에게는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던 아이들이었기에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생각해보면 저도 가족들이랑 통화할 때 항상 별일 없다고만 하는 것 같아서 반성하게 됐어요. 이 영화를 보면서 가족들과 성숙한 관계를 위해선 조금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음을 느꼈으니 이번 주말에는 부모님과 통화 한번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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