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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쫌생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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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던컨 Sep 07. 2022

가는 귀를 먹게 된다면

해마다 하는 건강검진이 귀찮게 느껴진다.


사실 금식과 문진표 작성, 채변 등과 같은 수고랄 것도 아닌 절차가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 달력에 건강검진이라고 쓰여 있는 그 자체가 귀찮고 번거롭게 느껴진다.


 어제도 그런 여기던 건강검진을 마쳤는데 평소와 다른 검사가 유독 기억이 남는다.


보통 관심 가지는 검사는 위 대장내시경, 복부초음파, 뇌 CT 같은 가격이 제법 나갈 법한 검사이다.  

키, 몸무게와 함께 시력, 청력 검사는 으레껏 끼워넣기 식의 검사라 별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백반집 한 상에 밑반찬 같은 청력검사였는데 어제는 유독 달랐다.


헤드폰에서 '삐이이이~' 하는 나지막한 초음파 소리를 들을때 마다 버튼을 누르는 검사였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건성으로 앉아서 소리가 날때마다 꾹꾹꾹 잘도 눌러댔던 버튼을 어제 검사에서는 그 소리가 너무 작아서인지 째서인지

정말 이 소리가 들리는 건가?

소리가 나는데 못 누르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조바심 가득했던 순간들이었다.


다행히 청력검사는 이상이 없다고 확인했지만 나이들어 가면서 이렇게 가는 귀가 먹나보다 싶었다.


건강검진으로 몸의 기능이 떨어지고 활성화가 낮아지는 지표를 숫자로만 봐서 달리 심각성을 못 느꼈는데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청력검사에 온 신경을 집중하면서 받아보니 새삼 늙어가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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