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희 Jun 20. 2022

발달



감정의 상승과 낙하가 동시다발적으로 반복됐다. 시소를 벌이며 움직이고 흔들리다 점차 허공에 떠버렸다. 떠오르고 추락하는 것들이 평형 상태와 동시에 균형을 이루게 되는 순간이었다. 분명 정지해야 했을 터였다.

 

한쪽으로 쏠린 감정은 날카롭게 느끼는 모든 것들을 자양분 삼아 그만큼 더 성장했다. 정해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도 ‘원래부터’ 유독 잘 자라는 쪽이었는지, 모르는 새에 그쪽으로만 물을 주거나 비료를 던져준 건지, 똑같이 물을 줬는데도 그쪽만 유독 더 자라난 건지. 잔여물은 자양분이 되었다.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잎이 여러 겹으로 우거졌다. 하늘을 찌르듯 뻗어 오르며 훌쩍 자라났다. 녹음에 싸인 나무에 등을 기대고 빛이 부서지는 걸 바라본다. 상념이 함께 뻗어나간다.

 

당신의 그늘도 품은 나무가 되어야지,

등을 맡길 수 있게.





Kodak Ultramax 40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