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제목은 'How to Have Impossible Conversations'로, 불가능한(Impossible) 대화를 하는 방법 이라며 가능한(possible)에 밑줄이 쳐져있다.
Beliefs matter because people acts upon
their beliefs - whether those beliefs are true
or not.
믿음은 중요하다. 사람들은 그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우리는 종종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을 마주하며, 그럴 때마다 대화의 한계를 느낀다.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이어나가야만 하는 상황들을 예로 들며 어떻게 하면 그들과 효과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에 대해 설명한다.
책의 내용은 효과적인 대화를 위한 기초부터 전문가 수준의 기술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첫 장은 이기려는 마음에서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마인드셋을 바꿔보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듯 한 방법부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The unread library effect'인데, 이것을 직역하면 '읽지 않은 책 효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는 것에 대한 원리를 실제보다 잘 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마치 지식을 모아놓은 큰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읽지 않았음에도 그 책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그 책의 정보를 가졌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
작가는 상대가 차용한 지식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도록 살짝 도와준다면 그들은 그들 자신의 지식에 의심을 가질 것이고, 따라서 그들의 믿음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대화의 과정에서 중요한 이점을 얻을 수 있는데, 일단 상대방이 대부분의 대화를 하게 만듦으로써 나는 들어주는 자세를 취하고, 이로 인해 상대는 내가 지금 당신의 믿음을 바꾸려 하고 있다고 느끼지 않게 된다. 또한 상대는 다른 사람에 의한 압박감이 아닌, 스스로의 믿음에 대한 의심을 느끼게 된다.
이것에 의견을 덧붙이자면, 상대가 나의 믿음에 대한 의심에서 자신의 믿음에 대한 의심으로 화살표를 돌린 순간 그 상대는 나의 믿음에 대한 원리를 궁금해하기 시작할 것이다.
비록 자신의 믿음에 대해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지만 나는 이것이 아주 건강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책을 읽지 않았음을 알려줘서 스스로 책을 열어보게 만드는 것이므로 지배를 위해 타인의 심리를 조작해 의심하게 만드는 가스 라이팅 등과는 엄연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책의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어려운 상대를 만나게 되는데, 'fanatics, zealots, and radicals' 등과 같이 '광신도' 또는 '급진자'로 분류될 수 있을 만큼 지나치게 맹목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도 성공적인 대화를 시도할 수 있는 팁이 상세히 나와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사실의 유무보다 중요한 도덕적 인식의 원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것이 도덕인지 어떻게 아는가?
이 책은 미국의 철학자 Peter Boghossian과 수학자 James Lindsay 가 함께 집필한 효과적인 대화를 위한 가이드북이다.
시작은 대화가 어려운 상대를 다루기 위한 방법인 듯하였으나, 좀 더 철학적인 질문을 통해 나 자신의 믿음에도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결국 상대를 대하는 나의 자세에 변화를 가져온다.
대화하는 상대방에게 끌려가는 것(열받는 것)을 잠시 멈추고, 대화의 관찰자가 됨으로써 대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라는 건데.. 아무리 봐도 정신과 전문가나 성인군자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을 친절하고도 구체적으로 해주고 있는 듯하다. 대화가 불가능한 사람과 대화할 일이 생기면 언제든 다시 꺼내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