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왜 브런치 글 안 써?"
마지막으로 글을 쓴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간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나의 브런치 근황에 대해 종종 묻곤 한다. 그럴 때마다 했던 나의 답변은,
"음.. 브런치 감성이 없어진 거 같아.."
석사 과정 동안 계속 논문을 쓰고 프로젝트를 위한 글을 쓰면서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해졌고, 감성 에세이를 주로 쓰는 나에게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은 관심 밖의 일이 되었다. 브런치 글을 쓸 여력조차 나지 않을 만큼 정신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최근 석사 과정의 끝 무렵에 들어서면서 마음에 여유가 들기 시작했다. 지난 일 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새로운 전공을 공부하면서 여러 프로젝트와 공모전에 참여한 모든 일이 낯설고 어려웠지만 이제 그런 일들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시점에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 때로는 왜 그런 선택을 해서 힘든 일을 사서 겪고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나 자신이 안쓰럽기도 했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 이미 선택한 일인걸! 그런 생각할 시간에 당장 내일이 마감인 과제에나 집중하자는 생각에 부정적인 생각은 금방 사그라들었다.
돌아보면 여태 살아온 방식은 똑같았던 것 같다. 어떤 선택을 하면 그것에 책임지는 일들의 반복이었다. 교환학생, 인턴, 취업, 결혼, 퇴사, 대학원 진학 등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일들이 그랬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적어도 과거에 비해 많은 것을 얻었음은 분명하다. '만약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에 지금의 내 모습을 초라하게 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이런 과정에서의 느끼는 기쁨과 힘듦을 나눌 수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1년 만에 쓰게 된 이 글이 나의 브런치 제2막의 시작점이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