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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린 Jul 22. 2021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엄마에게

 누군가가 나에게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물어본다면 나는 두말없이 "우리 엄마"라고 할 것이다. 엄마는 내 인생의 최고의 스승이자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모든 잎이 꽃이 되는 가을은 두 번째 봄이다"라는 알베르 카뮈의 명언을 보고 어쩌면 부모님의 일생 이야기가 자식에게 있어서 모든 잎이 꽃이 되는 가을이 아닌가 싶었다.

  사람마다 생활 목표가 다름에 따라 삶에 대한 추구가 부동하다. 어떤 이는 이후가 불안정하지만 적성에 맞는 길을 택하였고 어떤 이는 월급은 적지만 안정적인 길을 택하였으며 또 어떤 이는 자극과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길을 택하였다. 이 험난한 인간 사회라는 크나큰 세상에서 어머니는 스무 살의 꽃다운 나이에 금전과 권위와는 거리가 먼 교사의 길을 택하여 30년이란 세월을 거쳐 지금 이 자리에 계시고 있다.

  엄마는 참 끈질 긴 사람이다. 교사 집안에 태어나 감화의 영향으로 사범대를 졸업하고 현재 꾸준히 교육사업에 종사하신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선생님이 되었을 때 갓 태어나 새끼 오리처럼 실력과 능력 없는 교생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임선생님으로 반을 이끌어오셨다. 귀하고 소중한 민족의 후계자들을 키운다는 아름다운 희망과 포부 하나로, 매 학생들에게 한 명도 빠짐없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참된 인간으로 키우겠다는 굳은 믿음과 사명감 하나로 험난한 교사의 여정을 걸어오셨고 꾸준히 그리고 묵묵히 걸어오셨다.

  엄마는 교사일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27세에 내가 엄마 배 속에 품어있을 때도 온통 교사 일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셨다. 매일매일 찰흙 같은 아이들은 가르치면서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을 부족함 대신 채워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셨고 부모님의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엄마 역할을 하셨다. 엄마 학생으로 살아온 언니 오빠들의 말에 의하면 엄마는 저 높은 산이  되기보다는 오름 직한 동산이 되어주셨고 자기 혼자 가는 길만 비추기보다는 아이들의 길을 비춰주는 든든한 등대 같은 역할을 하는 선생님이셨다고 나에게 알려주셨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엄마는 성숙한 사람이셨다. 30년이란 긴 시간 속에서 교사라는 딱딱한 삶 속에서 절망과 포기할 때가 많을 텐데 오히려 자기를 정금같이 많이 단련시켜주셨다고 한다. 그 절망과 포기 가운데 희망을 찾았고 희망은 절망이란 씨앗을 심어 피는 꽃임을 항상 나에게 알려주셨다.

  엄마는 정말로 내 엄마라서 좋다. 3살 때 고열로 청각이 떨어져 남들보다 뒤쳐있는 내 자식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힘들었을까 했는데 단 한 번도 내 앞에서 표현을 안 하시고 끝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나에게 말을 가르쳐주셨다. 한국어 5년 만에 중국어는 7년 만에 가르친 내공 덕분에 청각장애인이지만 웬만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나로 성장시켜주셨다.

   그래서 22살에 대학 졸업하고 엄마의 뒤를 이어 나도 교사의 길을 3년 동안 걸어갔었다. 그 후 나는 더 큰 사명과 비전을 위해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꿈이 없어 방황하는 아이들 비해 나는 엄마 덕분에 꿈을 일찍 찾았고 아직도 굳건히 기쁜 마음으로 진정한 교단을 지키고 열정이 넘치는 선생님이 나의 엄마라는 걸 생각만 해도 너무 존경스럽다. 정말로 딸로서 그리고 학생으로서 나에겐 인생의 찬란한 해살과도 같이 전진의 길에서 뿌연 안개를 가시어 주고 좁은 안목을 한 걸음 물러서서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게 하는 삶의 지혜인 스승 나의 어머니의 사랑, 관심, 교육방식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서 당당하게 나가고 있다.

  나는 나의 어머니가 지금처럼 건강하고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이후에는 휘황찬란한 화폭이 펼쳐질 것을 믿으며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한다.


"엄마! 내가 그동안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자유롭게 살아온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엄마가 지켜봐 주었기 때문이란  뒤늦게  깨달았. 전부 엄마가 아니었으면 이루지 못했을 거야. 엄마 항상 건강하고 오래오래  곁에 머물러줘.

항상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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