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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은달 Apr 10. 2023

다람쥐 쳇바퀴 인생


인생은 거대한 쳇바퀴다. 미묘하게 다르지만 멀리서 놓고 보면 그날이 꼭 그날 같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다. 내일도 다를 바 없.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전화를 받고 욕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 일을 하고 회의를 하고 욕을 먹고 출장을 간다. 퇴근을 하고 밥을 먹고 자고 다시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이게 바로 내 공무원 생활이다. 밥 먹고 일하고 밥 먹고 일하고. 일어나서 출근하고 또 일어나서 출근하고.



올 6월이면 공무원이 된 지 꼭 3년이 된다. 삶의 권태에 찌든 나는 요즘 들어 의원면직이 너무 하고 싶다.


어떤 일을 하든 지루한 순간은 반드시 온다. 인내심이 없는 나는 이미 여러 차례의 이직을 경험했고, 단지 지겹다는 이유로 퇴사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생이 지겨우면 톰 소여를 떠올려야 한다.


톰 소여는 담벼락에 페인트칠을 하는 벌을 받지만 마치 페인트칠이 너무 재밌는 놀이인양 벌을 받는다. 동네 아이들은 즐거워하며 페인트칠을 하는 톰소여를 보면서 자기들도 페인트칠을 하게 해달라고 사정한다. 그렇게 톰 소여는 마을 아이들이 페인트칠을 하게 만든다.


인생은 거대한 쳇바퀴다. 나는 이 수레바퀴 아래서  마치 바퀴를 돌리고 싶어 안달이 난 햄스터처럼 살기로 했다. 더 이상 반복의 의미와 권태의 고통에 집중하지 않기로 했다. 위대한 삶은 극도의 반복에서 만들어진다.


5개의 코드로 무한 변주되는 캐논변주곡처럼 오늘 하루가 하나의 음계가 되어 아름다운 음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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