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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쏘 Nov 04. 2024

마라톤 이야기

마라톤,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신체를 단련해 온 건강한 사람들 그렇게 많이 모여 있는 곳에 난생처음 가봤고, 거기서 오는 에너지가 엄청났다.


결승점에서 동생 기다리면서 결승점 통과 직전의 여러 모습들을 보면서 정말 한 시간을 줄줄 울었다. 결승 앞두고 쥐 나서 쓰러졌는데 다시 일어나서 달리다가 또 쓰러지고, 또 달리는 사람. 같이 가는 사람이 쥐가 나서 부축해서 함께 달리는 사람들. 결승점 근처에 오는 지인이나 가족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가 멀리서부터 알아보고 소리를 지르며 응원하는 사람들, 그 응원을 받고 힘이 나서 눈을 반짝이며 마지막 스퍼트를 내는 러너들. 그냥 모든 게 너무 벅찬 감정을 주었고 눈물이 났다.


내 인생 자체를 마라톤으로 비유하면, 결승점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며 응원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달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해 왔다. 그래서 동생이 작년에는 결승점에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그게 또 너무 안쓰러워서 눈물이 줄줄 났다. 근데 다 좋은 눈물이었다. 아무튼 마라톤 너무 멋있다. 나도 다시 달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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