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문제가 생겼다. 프로그램 개발을 맡고 있는 업체의 담당 개발자가 빙판에 미끄러져 16주 입원 판정을 받게 되었다. 프로그램 출시를 늦추면 큰일이다. 이미 2년이나 지연되어 고객들의 실망이 커질 대로 커진 상태라 늦출 수 없다.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제안했다. 우리가 기획을 해서 넘기면 업체는 코딩만 하는 방법이 가장 현명했다. 일을 처리할 담당자가 필요한 순간이다. 직원들은 아무도 손들지 않았다. 불가능하다, 2~3달은 걸릴 것 같다 등 부정적 메시지와 침묵만이 흘렀다. 불편함이 회의실을 가득 매웠다. 시간은 천천히 흘렀고, 어떤 미동도 없는 숨 쉬는 비디오 정지화면 같았다.
새로운 일의 도전에 왜 우리는 거부반응이 먼저 들고 불편할까?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류의 진화에 대해 살짝 이해가 필요하다.
인간의 뇌는 99.9% 수만 년의 진화역사를 고스란히 갖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은 고작 0.1% 세월밖에 아니다.
(인스타브레인 참고)
힘든 일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 원시시대는 에너지를 최소로 쓰는 것이 중요했다. 기아로 죽을 수 있으므로 최대한 에너지를 아껴서 생명을 유지해야 했다. 축적된 에너지는 사냥할 때 혹은 다른 부족과 싸울 때 몰아서 써야 했다. 생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에너지였기에 뇌는 에너지 쓰는 일을 일단 거부한다.
익숙한 일이 편하다고만 생각했는가?
나는 능력이 없다고 스스로 자책했는가?
나서지 못함이 속상했는가? 아니다. 그럴 필요 없다.
뇌가 보내는 진화적 유전 반응을 내가 인지했을 뿐이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성장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도태를 추종하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누구나 성장이냐 도태냐 양자택일은 하게 된다. 내 의도와 상관없이 한 곳을 향하게 된다.
뇌는 선사시대부터 축적된 생존 방식으로 내게 신호를 보낸다.
‘새로운 일은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해. 위험해! 사냥할 때 써야지!’
내가 살고 있는 현재의 생존 방식은 어떤가? 사냥할 필요가 없다. 사방팔방에 깔린 맹수나 다른 부족으로부터 공격받을 위험이 없다. 지금 내가 처한 환경을 뇌는 고작 0.1% 인식할 뿐이다. 겨우 0.1%!
불편함은 성장을 위한 모먼트다. 불편함을 보내는 뇌의 지시를 거스르면 된다. 역행해야 현대사회에 맞는 결정을 하는 거다. 그래야 내가 성장한다.
배움은 낯선 정보를 먹이로 한다. 처음 접하는 정보 거나 아직 익숙하지 않아 불편하면 배움의 먹잇감이 걸린 거다. 많이 먹으면 성장이라는 결과를 보상받는다. 적게 섭취하면? 고인 물이 되거나 사회적 성장이 지체와 정체를 반복한다. 도태되기도 한다. 다행히 배움은 과잉섭취해도 정보비만이 되지 않는다. 탈이 전혀 없다. 오히려 훨씬 가볍게 세상을 헤엄치며 소통한다. 성장은 이렇게 쌓여간다. 능력 있는 사람이 되고 부도 쌓인다.
성장이 멈춘 사람들은 뇌의 시그널에 이끌려 사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95%라고 한다. 나머지 5%만이 뇌를 운전하는 사람들이다. 뇌의 오너로서 뇌에 지시를 내리는 사람들이다.
성장과 부는 뇌를 조종하는 사람들의 차지다.
팀장 중 한 명이 회의 마치고 들어와 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틀 야근만에 얼추 기획 방향이 잡혔다. 불편한 순간에 성장이 있음을 스스로 느낀 유일한 직원이다. 뇌를 조종하는 5%에 합류한 인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