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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청년 Dec 30. 2024

무안국제공항은 내 고향

아무일 없는 일상은 행운의 연속된 연결임을

중학생이던 내가 버스를 타던 정거장 이름은 '비행기장'이었다.

그때는 그곳 이름이 왜 비행기장인지 몰랐다.

그냥 그렇게 불렀다.

버스 도착시간 아슬아슬해지면 전력질주 했었다. 간신히 버스에 오르면  안내양은 버스문을 닫지도 못한채 '오라이' 외치며 출입문에 매달려 다음 정거장으로 이동했다.


그 비행기장이 '무안국제공항'이 되었다.  아득한 추억이 가득한 고향 버스정류장, 비행기장. 그곳에 불행이 참사를 몰고 왔다.


무안국제공항은 내 고향집에서 5분거리다.

집에서 사고현장의 연기가 선명하게 보인다.

두려운 마음으로 탑승자 명단을 확인하고

이름과 출생년도를 체크했다.

혹시나 익숙한 혹은 아는 이름 나올까봐. 무섭고 떨리고 불안했다.


친구가 소식을 전해왔다.

내 고향 무안은 아수라라고.

현장 수습으로 밤을 새고,

유가족 도움지원에 달려 나가고

자신은 밥차 지원 나간다고.


그랬다.

무슨일 생기면 고향은 니 일 내 일이  없었다.

다같이 하나였다. 그냥 가족처럼 다같이.


이번에도

모두가 목구멍에 찬 슬픔 누르고

날벼락을 수습 중이다.


알겠다.

사고가 나니 알겠다.

인간은 왜 늦게 깨우치는 건지.

모든 것이 기적이었음을.

나를 스치는 모든 찰나들은 행운이었음을.

그 행운들이 모여 내게 이런 평화로운 일상이 되었음을.


난 지금 파일럿이 되기위해 공부중인 아들과 여행 마치고  입국을 위한 비행기 탑승중이다.

내 비행기에 행운이 함께 할 것을 빈다.

나도 모르게 더 간절히 빌고 있다.

인생, 참 한치앞을 모름을 온 마음으로 느끼며 탑승한다.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탑승자분들의 명복을빕니다.

갑작스러운 슬픔을 맞이한 고인의 가족과 고향분들의

평안한 일상이 곧 되찾아지기를 간절히 빕니다.



다시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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