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by 자향자

2023년 9월, 건물을 산 지 두 어달이 지났다. 박성수는 매달 월세가 들어오는 날마다 은행 앱을 먼저 열었다. 1일엔 카페에서 150만 원, 5일엔 피부과 120만 원, 10일엔 학원에서 100만 원이 꽂히며, 마지막 15일엔 스터디카페에서 70만 원이 들어왔다. 합계는 총 440만 원.



그러나 10월이 되자 합계는 달라졌다. 10월 1일. 카페 월세가 들어오지 않았다. 성수는 하루 종일 앱을 드나들며 이를 확인했지만 결국 월세는 들어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성수는 부동산 사장에게 연락했다.


"1층 카페 월세가 아직 안 들어왔어요."

"아, 제가 연락해 볼게요."


한 시간 즈음 지났을까. 사장에게 답이 왔다.


"죄송하다고 하네요. 이번 달 좀 늦는다고요."

"얼마나요?"

"한 일주일?"

"네, 알겠습니다."


그가 이제껏 부동산을 투자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었다. 10월 8일. 카페로부터 월세 150만 원이 들어왔다. 성수는 이를 보며 생각했다. '왜 늦었을까.' 단순히 깜빡한 건지, 아니면 자금이 부족한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깜빡한 거라면 문제 될 건 아니었다. 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거라면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성수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다음 11월에도 카페는 월세를 또 늦게 전달했다. 이번엔 무려 열흘이 지난 뒤였다. 성수는 이번엔 부동산 사장님을 통하지 않고 직접 연락했다.


"안녕하세요. 건물 관리하는 박성수라고 합니다."

"아, 네. 사장님. 죄송해요. 이번 달도 좀 늦었죠."


카페 세입자는 30대 초반 여자 목소리였다.


"네. 어떻게 된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요즘 매출이 좀 줄어서요."

"얼마나요."

"작년 대비 한 30퍼센트 정도요."


30퍼센트. 적지 않은 수치였다.


"혹시 이유가 뭔지 알 수 있을까요?"

"지난봄에 근처에 카페가 두 개 더 생겼어요."

"버티실 수 있어요?"

"네. 좀 힘들긴 한데 버틸 거예요. "

"혹시 힘드시면 미리 말씀해 주세요."

"감사해요, 사장님."


전화를 끊고 지영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카페 매출이 30퍼센트 줄었대."

"경쟁 카페가 생겼어?"

"두 개."

"임장 때는 한 개였잖아."

"응. 그 사이에 생긴 거야."

"월세는 낼 수 있대?"

"버틸 거라고 했어."


지영이 다시 밥을 먹으며 말했다.


"지켜봐야겠네."


부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지켜보는 일밖에 없었다.


12월, 다행히 카페 월세는 제때 들어왔다. 성수는 이를 보고 조금 안심했다. 그럴 찰나, 다른 임차인에게서 연락이 들어왔다. 4층 스터디카페였다.


"사장님, 저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네, 말씀하세요."

"계약이 내년 1월에 끝나잖아요."

"네."

"갱신을 못 할 것 같아요."

"갱신하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는데요. 요즘 스터디카페가 너무 힘들어요. 학생들이 카페에서 공부를 많이 해서. 매출이 계속 빠지고 있어요."

"언제부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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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작가, 마라토너. 친구같은 아빠가 되길 희망하며 메신저로써의 삶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글쓰기로 인생을 기록합니다. 일상의 조각을 모아 삶을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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