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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인 Nov 05. 2023

부동산 투자 8년, 돌아보고 느낀 것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와 반대되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해 볼까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세 가지입니다.


1. 미분양이 많다고 피하지 마세요.

2. 공급이 많다고 피하지 마세요.

3. 비싸다고 피하지 마세요. 사람들이 피하는 곳에 기회가 숨어 있습니다.


입니다.


어쩌면 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아 포스팅 여부에 대해 고민이 많았지만 나 자신의 앞으로 투자를 위해 그동안의 생각을 정리하고 복기해 본다는 마음으로 글을 편하게 적어두고 싶었습니다.


2030 세대의 경제적 자유와 부를 이룰 씨앗을 심게 만드는 것. 이것이 제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이자 유일한 목적이었습니다. 목적에 부합한 글이라면 욕을 먹더라도 글을 쓰는 게 맞을 것 같아 한 분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포스팅합니다.





1. 미분양은 많을수록 좋은 것

  

 " 동이 트기 전 다가올 새벽을 눈치채는 방법은 칠흑 같은 어둠이 주위를 뒤덮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



 수도권, 광역시, 지방을 막론하고 장기간 큰 폭의 시세 상승을 보여준 '슈퍼 사이클 (Super Cycle)' 이전엔

언제나 '이제 부동산은 망했다'라고 느낄 정도의 커다란 미분양 무덤이 있었다. 아래 그래프는 이 사실을 증명하는 그래프이다. (그래프 데이터의 출처는 모두 KB부동산과 통계청이다.)


[서울+경기, 부산+경남] 미분양(붉은실선A) 감소 이후 상승했던 집값(검은실선B)
[대구+경북, 대전+세종+청주] 미분양(붉은실선A) 감소 이후 상승했던 집값(검은실선B)
[전북, 전남] 미분양(붉은실선A) 감소 이후 상승했던 집값(검은실선B)


  서울 수도권의 경우 2004년과 2013년 쌓여있던 미분양 감소와 함께 5년 이상 집값이 2배 오르는 슈퍼 사이클이 발생했다. 부산/경남, 대구/경북은 2008년, 대전/세종/청주의 경우 2008년과 2018년, 여순광으로 대표되는 전남의 경우 2005년, 2009년, 2014년에, 전주와 익산, 군산이 있는 전북은 2008년, 2016년 미분양이 대폭 감소하며 장기간 집 값이 크게 상승하는 슈퍼 사이클 현상이 나타났다.


  쌓여있던 미분양의 급격한 감소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동안 집을 사기 두려워 매매를 피해 전월세로 숨어있던 대기 수요자들이 싸다고 생각하는 새집을 사기 위해 지갑을 서서히 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좀 있어 보이는 말로 '매매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라고 한다. 쉬운 말로 하면 집 값이 오를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엔 달랐을까? 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인 1960~70년대에도 똑같았다. 대한민국의 첫 번째 단지형 아파트인 '마포아파트'부터 강남 시대의 막을 연 '반포주공, 압구정 현대아파트'까지 과거 슈퍼사이클의 1막은 언제나 좋은 입지의 신축 아파트 단지들의 미분양이 사라지거나 큰 액수의 프리미엄이 형성되며 열렸다.


 그러니 언론에 어떤 지역에 '미분양 무덤'이나 '건설사/중개업소 줄폐업'이라는 단어가 계속 나온다면 역시 집 안 사길 잘했어라며 안심할 때가 아니다. 가장 어두운 새벽이 지난 후 찾아오는 것은 끝없는 어둠이 아님을 명심하라. 이때가 바로 아침해가 뜨기 전 남들보다 앞서 다시 시작될 하루를 맞이할 준비가 필요한 때이다. 그동안 쌓였던 미분양의 산이 높은 만큼 앞으로 다가올 상승장의 폭과 기간 역시 높고 길 것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남들과 다르게 움직여야 한다.





2. 공급은 밀집되어야 좋은 것


" 공급은 위험하지 않다. 수요 없는 공급이 위험한 것이다. "

 


밀집된 공급의 종류는 3가지가 있다.

  첫 번째, 허허벌판에 신도시가 지어져 새로운 아파트 촌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허름한 빌라촌이었던 지역이 왕십리나 길음·미아 뉴타운처럼 아파트 촌으로 변하는 것이다.

  세 번째, 기존의 아파트 밀집 지역에 있던 구축들이 재건축되어 신축 아파트 촌으로 변하는 것이다.

  세 가지 방법으로 지어진 아파트의 공통점은 모두 내 집이 '아파트 촌' 안에 위치한 다는 것이다. 내 집뿐 아니라 내 옆집도, 그 옆집도 모두 아파트라는 말이다. 전국에 OO동에 산다고 하면 무조건 아파트 입주민임을 알 수 있는 동네가 딱 하나 있다. 바로 압구정동이다. 압구정동엔 아파트 말고 빌라나 오피스텔, 아파텔, 심지어 오피스 빌딩 같은 건물도 없기에 압구정에 살고 있다고 하면 현대나 한양, 미성아파트 입주민 중 하나인 것이다. (압구정로데오거리는 법정동 기준으로 '신사동'이다)


 여기서 아파트 밀집촌이 왜 좋고 왜 비싼 가격을 형성할 수밖에 없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아파트 밀집촌이 왜 인기가 많은지 생각하고 분석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파트 밀집촌이 '대다수가 선호하는 환경'이라는 것이며 이 아파트 밀집촌은 밀집된 공급으로 탄생한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공급이 밀집되어 들어올 지역이 있는가? 혹시 주변에서 이런 곳은 공급과잉이 걱정되니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들었는가? 당신에게 그렇게 말한 사람이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다. 공급이 밀집되는 지역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토지 가격이 비싸고 사람들의 수요가 넘쳐 분양 리스크가 없기에 들어가는 대형 건설사나,  대도시에 인접한 신도시 조성에 뛰어드는 시행사와 중견 건설사들 모두 바보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들은 모두 단기적으로 시장이 안 좋아져 어려울 순 있어도 제 가치를 찾아갈 입지와 상품이라는 판단 아래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피해야 할 분양 물량은 오히려 시장이 좋을 때, 아파트를 빙자한 유사 상품 끼워 팔기나, 수준이 떨어지는 입지에 나 홀로 단지 분양 같은 물건들이지 밀집된 공급 지역 내의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가 아니라는 말이다.


 명심하라. 그리고 흔들리지 마라. 피해야 할 것은 공급 그 자체가 아니라 수요가 없는 공급이다.   





3. 가격은 비싸야 좋은 것

 

" 투자란 비싼 물건을 쌀 때 사서 더 비싸게 파는 것이다 "



"투자는 쌀 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라고 들어왔는가? 나도 그렇다. 하지만 투자를 계속하다 보니 부동산에 있어서 만큼은 이 오래된 투자 명언에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이른바 우주인의 개똥 투자 철학이다.


"부동산 투자는 비싼 물건을 쌀 때 사서 더 비싸게 파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거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질문에 한번 답해보라. 당신은 입지를 어떻게 분석하는가?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모든 입지 요소가 모든 지역에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당신은 자연환경보다 중요한 것은 역세권과 대단지라고 이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당신에 내가 추천해 줄 수 있는 말은 잠원/청담/성수동에 들어가지 말라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당신 같은 생각을 가지고 투자 게임에 임하는 순간 당신은 100전 100패 이다. 네가 어떻게 아냐고?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어 쩌면 당신은 역세권이 모든 아파트의 핵심 구매요인이라고 장담할 수도 있다. 내가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서울/경기/인천/부산/대구 이외 광역시와 지방소도시에 투자하지 말라는 말 뿐이다. 지방에서 지하철의 의미는 서울과 사뭇 다르다. 지하철을 핵심 구매요인으로 입지를 분석하는 순간 당신은 과거의 나처럼 패배할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떻게 하냐고? 그냥 비싼 아파트들이 몰려있는지역을 보면 된다. 가격이 입지다. 그곳에 한강과 지하철, 학군이 있어서 집값이 비싼 게 아니라 집값이 비싼 지역에 한강과 지하철, 학군이 있는 것이다. 집값이 비싼 지역에 학군이 좋지 않은가? 그건 집값이 잘못된 게 아니라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학군보다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고 그것이 희소하기 때문인 것이다. 집값이 비싼 지역에 지하철이 없는가? 지하철도 없는 지역에 집값이 비싸니 잘못된 것이고 얼마 안 가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쉽지만 그 지역 주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지하철이 아니라 내 아들 딸을 의사나 변호사,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는 우수한 교육환경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집값이 비싼 지역에 대기업이 없는가? 대기업이 없는데 집값이 비싸니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할 지역이라고 생각되는가? 그 지역 주민들은 대기업 임원이나 직장인은 아닐지언정 대기업에 물건이나 서비스를 파는 거래 강소중견기업의 대표이사거나 전문직일 수도 있음을 생각해봐야한다.  


 나 또한 서울에서  똘똘한 한 채에 전념하여 한 지역, 한 물건에만 투자했다면 위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현금흐름이 나오는 부동산을 모아 전국에 대장 아파트들을 돌아다니며 살아 보고 싶다는 아내와 나의 바람이 없었다면 몰랐을 사실들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론과 달랐고 그 어떤 책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사실은 단순함이 가장 세련되고 강하다는 사실이다.


 나와 아내가 투자를 지속하며 찾은 단순하고도 강력한 사실은 가격이 곧 입지라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깨우치고 나면 내가 알고 있는 이론에 매몰되어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 역세권이 아닐지라도, 대기업이 없을지라도, 아파트가 아닌 주상복합이라도, 실거래 평단가가 높은 아파트들이 몰려있는 동네는 그렇지 않은 동네보다 좋은 입지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그 지역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아파트의 핵심 구매요인이 무엇인지,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가 기존의 대장아파트를 이기고 새로운 대장아파트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으로 좋은 아파트를 찾지 말고 우선 비싼 아파트들이 모여있는 동네를 찾아라. 그곳이 바로 당신이 그토록 찾던 좋은 입지이다. 부동산은 입지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그렇다면 입지는 무엇인가? 내가 내린 답은 입지는 가격이다. 좋은 입지엔 항상 높은 가격으로 형성된 아파트들이 있었고 그곳엔 이를 부담할 수 있는 자산과 소득을 가진 이들이 몰려있었다. 그렇기에 시간이 흐른 뒤 가장 큰 폭의 시세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곳도 현재 가장 비싼곳일 확률이 큰 것이다.


 돈이 없으면 부동산투자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비싼 단지를 사라는 말이다. 기억하라. 부동산은 입지고, 입지는 가격이다. 당신이 가진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입지의 가장 비싼 아파트를 사라. 그렇게 비싼 물건을 쌀 때사서 더 비싸게 팔아라. 이 것이 부동산 투자 8년, 내가 배운 가장 단순하고 강력한 투자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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