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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낭아 Feb 02. 2024

해먹을 결심, 영남 3맹호

선산부사 남경, 상주목사 신극성, 의성현령 이장길 등이 과한 징수로 백성을 학대하므로 영남 사람들이 ‘3맹호’라고 하였다. <<연산군 일기>>


남경(南憬)

(앞 회차 ‘꿀팔자 개국공신 후손’ 편에서 계속..)

개국공신 남재의 손자인 남지의 손자 중에 남경이 있다.

남경의 아내는 신승선(연산군 장인)의 딸이다.

그러니까 남경은 개국공신의 후손이자 연산군의 손윗동서가 되는 것이다. 

연산군은 남경을 내승(內乘 - 궁내의 말에 관한 일과 임금의 탈 것에 관한 일을 관장)으로 삼았다. 

외척을 관직에 두는 것에 대해 대간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연산군은 남경을 호조좌랑으로 올린다.

연산 6·7년 즈음에 남경의 아들 남치원이 연산군의 이복누이 경순옹주와 혼인을 한다. 남경은 성종의 사돈도 되는 것이다.

연산 8년에 남경이 형수와 노비문제로 송사를 벌였다. 남경이 불리해지자 아들 남치원을 시켜 연산군에게 고해 송사를 의금부로 옮기게 한다. 이에 관원들이 ‘조사하는 중에 이관하지 말라고 건의했지만 소용없었다.

연산 10년에 남경은 연산군이 미워하던 정성근·조지서의 죄에 대한 논의에 참여하여 연산군의 마음에 쏙 든다. 그 공으로 남경은 선산부사로 가게 된다. 

영남 3맹호라 불릴 만큼 수탈을 했지만, 연산 12년에 남경과 여러 지방관이 하옥되는 이유가 단지, 흥청보인(흥청기녀의 뒷바라지 하는 사람)을 착복한 죄였다. 하지만 연산군은 남경에게는 벌금만 물게 했다.

남경은 중종 1년에 선산부사직에서 ‘도태’ 되었다. 후로 신하들은 남경에 대한 파직을 청하였지만 중종은 성종의 사돈 남경의 일을 처리하는데 시간만 끌다가, 중종 4년에야 남경의 고신(告身 - 임명장)을 모두 회수하라 허락했다.



신극성

신극성은 신승선(연산군 장인)의 먼 친적이었다. 그래서 성종 때 죄를 지어 직첩을 빼앗겼다가 돌려받았다. 

연산군 4년 무오사화 때에 김종직의 ‘조의제문’을 사초에 실은 김일손을 붙잡으러 보낸 의금부 도사가 신극성 이었다. 그 공으로 승급된다.

연산 8년에 휘순 공주의 집 짓는 일에 감독을 맡았는데, 주변 인가를 철거하고 극도의 사치를 부려  폐단을 만들었다. 

이에 장령 유세침이 역사를 중지할 것을 건의하였다. ‘....... 금년은 한재로 인하여 밀·보리가 이삭이 패지 않아........ 군량을 대기가 어려워 굶주리고 피곤하여 쓰러져 가는데도, 감역관은 매질하며 징발 독촉합니다. 신 등은 이 역사를 영구히 정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선 올 곡식이 익기를 기다리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산군은 대답하지 않았다.

연산군은 휘순공주에게는 물자를 아끼지 않고 퍼부었다.

또 신극성은 연산군 10년 갑자사화 때에 남경과 더불어, 연산군의 눈에 거슬리는 신하들을 제거하는데 앞장섰다.

“정성근·조지서·구성·최숙근의 죄는 다 함께 중한 형벌에 두어 마땅합니다.”

이 공으로 신극성은 상주목사로 임명되고 덤으로 한 자급 올려 받는다.

지방관이라 더 이상 연산군 때의 기록은 없고 사관의 비평이 남아있다.

‘신극성은 왕비 신씨의 족속이다. 사람됨이 탐혹 잔인한데, 신수근 부자에게 아첨을 하여 관리가 되어서는 권문을 섬기는 데 전력하고 부극(掊克 - 가렴주구)을 일삼아 형벌을 엄하게 하고 고혈을 긁어내므로, 백성들이 그 독을 견디지 못하여 10집이면 9집은 비게 되었는데, 탐혹함이 영남에서 제일이었다.’


그런데 중종 1년에 파직을 논하는 자리에서 신극성을 편드는 이가 있었다. 

“신극성이 휘순공주의 집을 감독하여 지었으나, 각박하게 독촉한 것이 아니라, 담당관으로서 역사를 감독하였을 뿐입니다. 또 신수근의 족속이라고 먼 일가까지 귀양 보내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

하여 중종은, 신극성이 부역과 조세를 번거롭고 중하게 한 것은 잘못이나 신수근의 소원(疎遠 - 친하지 않은)한 친족을 아울러 연좌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하여 파직만 시키고 녹안을 면하게 했다. (녹안錄案 - 횡령죄 기록하는 문서장부. 녹안에 이름이 오르면 본인은 물론 그 후손까지도 과거시험이나 관직임명 제한)


녹안을 면해서인지, 중종 16년에 병조에서 신극성에게 사과(司果 - 오위의 정6품 군직)를 제수했다. 사헌부에서 이의를 제기하니 중종은 ‘신극성이 전에 관직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서용한 것이니 문제없다’고 했다.



이장길

갑자사화 때, 의금부 도사였다. 죄인으로 지목된 관리들을 잡아들이는데 공을 세워 의성 현령에 임명되었다. 

얼마나 수탈을 했는지, 금과 비단·토지 등을 임숭재와 창령대군에게 뇌물로 넣어 19개월 만에 부정(副正)으로 승진되었다. 

창령대군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정미수의 집을 드나들면서 그 집의 종과 술을 마시며 뺨을 비벼대기까지 하면서 줄을 대었다.

하지만 4개월 후에 형벌을 받았다. 유배 중이던 아우 이장곤이 도망쳤기 때문이었다.

이장길의 아우 이장곤은 갑자사화에 연루되었는데, 이극균의 추천을 받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극균은 윤씨 폐비논의에 찬성했던 일로 연산군에게 죽임을 당했다) 연산군은 이장곤을 반년 동안 고문하고서야 유배 보냈었다. 

이장곤이 유배지에서 도망치자 연산군은 연산군은 그가 난(亂)을 일으킬까 염려하여 이장길을 시켜 체포하게 하였다. 이장길은 냉큼 창령으로 달려가서 이장곤의 집 사람들을 닥달하고 제수를 고을 감옥에 가두었다.

아우 이장곤은 양수척 마을에서 숨어 지내다가 중종반정이 되자 복권되었고, 이장길은 직첩만 회수되었다.

중종 2년에 이장길은 박경·김공저 등의 ‘공신 살해모의’에 연루되어 유배되었다가 반년 만에 직첩을 돌려받는다. 

그리고 대간들의 반대에도 심정과 남곤의 비호를 받아 이장길은 무관직에 서용된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0843128

목차


왕기 서린 도읍지 9

고려 의리남 최원도 16

김득배 사위 조운흘 18

조선에서 즉위년칭원법을 쓴 왕들 20

 『고려사』에는 왜? ‘금을 버린 형제’ 설화가 수록되었을까? 21

 조선 꿀팔자 개국공신의 후손 23

맹사성을 꾸짖은 박안신 26

조선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일화 32

대가 끊기고도 남아 있는 성삼문의 신주 34

우렁각시와 박팽년의 손자 38

명나라 사신들의 갑질 42

혼인 장사로 부귀를 누린 한확 48

대를 이은 절개, 정몽주의 자손들 50

삼막사 고양이와 새끼 호랑이 51

살생부가 된 문서들 54

연산군에게서 생과 사가 갈린 이들 62 

해먹을 결심 영남 3맹호 73

벗의 죽음을 슬퍼하다 죽은 윤결 76

보쌈 당해 죽을 뻔한 홍섬 78

은혜를 원수로 갚은 심정과 점사 홍계관(洪繼灌) 82

성현 외숙과 순흥 안씨 가문 86

안당 가문의 저주 90

남곤의 미움을 산 이들 93

불운의 끝판 공회빈 윤씨 97

조카를 무고하여 죽게 한 최세절 99

부친의 음덕으로 수명을 늘린 윤두수 101

의리의 폭탄 제거반, 이황과 김인후 103

다른 길을 걸은 형제들 107

명종 때의 척신 3흉 113

악인이 될 결심 115

정철 가문의 저주 123

명종의 지명 없이 왕이 된 선조 128

붕당의 시작, 김효원 대 심의겸 130

원사안의 경귀석과 삼척부사 김효원 132

저승에 가서 정혼자를 데려온 양세륜 136

인빈 김씨의 남자들 140

비판시를 짓다가 죽음을 당한 권필 145

꿈속의 낭군 정효준 146

용의 음덕을 입은 김육과 점사 홍계관(洪啓寬) 149

들쥐결혼 설화와 구수영의 후손 154

인조반정 타임라인 157

귀여운 적폐 능원군 168

시(詩) 망한 유몽인 171

염라왕 김치 173

한준겸과 귀신점호하는 친척 유심 180

귀신 불러내는 정백창과 고양이 원령이 씐 소용 조씨 185

반정동지에서 정적으로, 심기원 대 김자점 193

음덕으로 국구가 된 민유중 197

홍수의 변을 일으킨 다혈질의 명성왕후 200

여종의 몸에 씐 인평대군 부인의 혼령 206

무인의 몸에 씌인 김석주의 혼령 210

신념을 지키다 굶어 죽은 이언세 215

간을 적출당한 과부 아들의 저주 217

홍계희 가문의 비화 222

왕의 사위로 환생한 역관의 아들 224

김상용의 후손들 226

자식농사 망친 고관대작들 228

술 석 잔에 묶인 신하들 232

복불복 왕의 장인들 238

켕기면 옮기는 왕들의 거처 248

요절한 왕세자와 열등감 쩌는 왕들 254

조선시대 여성의 이름이란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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