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쌤 Jun 05. 2023

'하늘멍'을 처음으로 실천해 보았다.

# 침대에 누워 하늘을 보았다.

우리 집은 아파트 12층이다. 

이전에 살았던 아파트에서는 3, 4 층 정도의 저층에만 살았었다.

처음으로 고층에 사는 거라 괜찮을까 싶었는데 뭐 익숙해지니 좋았다. 

고층이니까 매일 아래만 내려다보게 되었다. 



어느 맑은 날 휴일에 집에 있는 침대에 누웠는데 창밖으로 정말 맑은 하늘이 잘 보였다. 



아파트 고층에 사니까 이렇게 누워서 하늘의 구름을 잘 볼 수 있다는 걸 처음 깨닫게 되었다. 



첫 번째, 내가 보는 하늘은?

마음에 평온을 주었고 많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멍하니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구가 정말 자전하고 있다는 명제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평상시에 바쁜 삶의 틈바구니 속에서 하늘을 올려다볼 기회가 없는 것 같다. 

그냥 멍하니 하늘의 구름들이 흘러가는 것을 바라보며 '하늘멍'을 실천하고 하니 조금은 정신이 맑아지고 의욕이 생기는 것 같았다. 

가끔씩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우리 딸이 보는 하늘은?

항상 침대와 일체화되어있는 둘째 딸방에 갔다.

역시 울 둘째는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하고 있었다.

"~아 혹시 창밖으로 하늘 보이지?"

"하늘, 어 맑은데 비 안 오겠는데.. 아빠 나가게?"

"그게 아니고, 누워서 하늘의 구름 본 적 있어?"

"아니! 그걸 왜 봐야 되는데?"

연식 스마트폰으로 sns 하며 인스타 릴스, 유튜브 숏을 시청하고 있는 둘째는 바쁜 손놀림 속에서 건성건성 대답했다.

말이 안 통하는 구나...

"어, 그래 계속 볼일 봐"

얼른 딸 방의 문을 조용히 닫고 나왔다.


세 번째, 우리 엄마가 보았던 하늘은?

10여 년의 긴 암투병 끝에 재작년 여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삶의 마지막을 앞두고 워낙 깔끔한 성격이었던 어머니는 호스피스를 거부하고

이 방에 3주 정도 누워 계셨다. 항상 퇴근하고 와보면 병간호를 하던 아버지는 어머니가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창문옆에 눕혀 놓으셨다.

하지만 말기 증상으로 '섬망'이 와서 의식이 불분명해서 소통이 쉽지 않았다. 어머니는 초점이 없는 눈으로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을 보고 계셨다.

'어머니!! 그때 푸른 하늘을 보며 무슨 생각하고 계셨어요?'

집에서 그만 버티고 빨리 호스피스로 들어가자고 하던 아들을 원망하셨을까!!....

지금은, 아니 앞으로도 영원히 어머니가 보았던 하늘은 무슨 의미였는지 알 수 없다.....


네 번째, 여러분은 누워서 하늘을 보신 적이 있나요?

해본 적이 있으시면 어떤 의미로 다가오셨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