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기빵맨 Sep 02. 2022

이 또한 지나가리

( 글 - 하루 매출 33,000원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1월 24일 바닥 매출을 경험한 후 나는 그날이 최악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저 날 이후 단 한 번도 저 기록을 깬 적이 없지만, 진짜 최악은 다가오고 있었다. 2020년 2월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유행했기 때문이다. 이미 1월에 국내에 유입되었다 했지만 뉴스에만 간간이 나오는 정도였고 다들 지나가는 감기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다 2월 중순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국내 확진자가 점차 늘었고, 코로나로 인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월은 카페 비수기인 데다 일 수도 작아서 힘든 시기였는데,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정말 힘들었다. 사망자가 점차 늘어가면서 사람들의 두려움은 커져만 갔고, 집 밖을 나오지 않느니 소비가 줄어들면서 나를 비롯한 다수의 자영업자들이 점차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한 번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이 되고 영업시간 마저 제한되기 시작하면서 그나마 유지되던 매출이 점점 떨어졌다.


보통 창업하고 3개월 정도는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시기, 그리고 6개월쯤이 되면 사람이 들어오는 시기라 말하는데, 이 시간을 고스란히 날려버렸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애초에 매장 컨셉이 테이크 아웃 전문점 느낌이라 홀 매출이 많이 떨어져도 테이크 아웃 수요가 있어 근근이 유지했다.


6월에 접어 들어서면서 또 한 번 위기가 왔다. 네이버 나무 위키 자료를 참고하면 2020년 6월 10일 ~ 9월 13일까지 최장의 장마기간과 역대급이라는 폭우가 내렸다. 왜 내가 창업한 시기에 유례없는 역병이 돌고, 최장의 장마와 역대급 폭우가 왔는지 하아... 지지리 운도 없지.


매장 뒤 화장실로 가는 뒷마당에 배수구가 있는데 배수구를 통해 물이 빠지는 속도보다 비로 인해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빨라 물을 퍼내기도 했다. 또 하루는 11시 에 퇴근할 때쯤 미친 듯이 비가 쏟아내려 물 퍼내느라 새벽 1시가 다되어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2020년 10월쯤부터 거리두기 완화가 시작되면서 매출 상승이 시작되나 싶었는데, 12월 홀 영업을 아예 금지를 시켜버렸다. 이때 멘이 완전히 나가버렸다. 12월에 시작된 영업금지는 해를 넘겨 2021년 2월까지 금지당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 시기 정말 많은 자영업자들이 줄 폐업을 했고, 많은 빚을 지기 시작했으며, 자영업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카페라는 업종이 낮 장사에 가깝고 홀이 금지당해도 테이크 아웃이라도 할 수 있으니 어떻게든 버텼지만 주로 밤 영업에 가까운 술장사나, PC방, 노래방 사장님들은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체육시설은 말할 것도 없고...



앞전에 쓴 글 중 [ 작게 해서 크게 키워라 ] 에서 보면 가진 현금의 7~80% 만 투자했다고 썼었다. 현금 2~30%를 비상금으로 들고 있어서 영업금지와 제한당했던 이 시간을 을 늘리지 않고 간신히 넘겼다.


그리고 2021년에 1월 40년 만의 역대급 한파가 왔다. 덕분에 수도가 꽁꽁 얼어 3일 동안 장사를 접었어야 했다.

배수가 얼어 작업자들을 불러야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9월 2일 태풍 '매미' 이후 강력하다는 태풍 '힌남노' 가 한국을 향해 올라오고 있다. 이야 이쯤 되면 내가 문제인가? 마치 내가 사면 떨어지는 주식과 같은...



이전 18화 하루 매출 33,000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