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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 Dec 26. 2023

권리의 정당한 가격

[도시] 코펜하겐, 지적재산권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특히 그것이 값나가는 것일 수록 잘 지키려고 합니다. 

 권리도 그러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빼앗기거나 제한당하는 순간 매우 불편한 삶이 펼쳐집니다. 

 당장 오늘 집 밖을 나가서 친구를 만나 영화를 보고 실컷 놀다가  밤 늦게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올 계획이 있다고 해봅시다. 

  신체의 자유를 행사하여 집 밖으로 나갔으며, 문화를 향유할  권리로 영화를 잘 보았을 것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권리를 통해 버스를 탔습니다. 역시 통행금지 같은 억압 없이 신체의 자유를 누리며 집으로 돌아왔을 겁니다. 이 중에 하나의 권리라도 박탈해보겠습니다. 예를들면 신체의 자유 같은 것을요. 그러면  우리는 국가가 허락하지  않은 시간대나 장소에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권리의 침해. 박탈은 이렇듯 불편해집니다. 돈이 없는 것만큼 아니 그 이상 삶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권리에 대해 민감하지 못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지적재산에 대한 권리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덴마크의 코펜하겐은 여름에는 밤 10시가 다 되어도 해가 지지 않고 겨울에는 극야라고 하여, 일조시간이 한달 겨우 45시간 정도입니다.  밤이 깊으니 집에 머무르는 시간도 길어질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은 집안을 꾸미는 여러가지 방법들과 소품들이 너무 다양합니다. 

 한국에서도 '북유럽 감성', '북유럽 디자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내부 인테리어들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극야가 펼쳐지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어느 이른 저녁, 오후 4시경이었지만  이미 가로등과 상점의 불빛이 환하게 비춰추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11월의 유럽은 그 어느때보다 활기찹니다. 상점 가득 크리스마스 소품들을 진열하고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 길에서 한  소품샵에 들렀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신구들의 가격이 꽤 비쌌습니다. 아무리 북유럽물가가 어마어마 하다지만, '플라잉타이거' (우리나라의 '다이소' 같은 매장)에도 당연히 있을법한 비슷한 소품임에도 가격차이가 10배 이상 났습니다. 

 물론 대량 생산된 대량판매하는 가게에  있는 물건보다  뭔가 고급져 보이기는 했지만 크리스마스 볼 하나를 우리나라  돈으로 5~6만원씩 판매하고 있음은 썩 납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눈구경만 해야지하고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특이한 걸 하나 발견했습니다. 작은 소품 하나하나마다 달려 있는 디자이너의 사진과 덴마크어로 적혀져 있어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각 소품 디자인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한  두 사람의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아니라, 물건 하나하나마다 각기 다른 디자이너들이 설명과 함께 달려있었습니다. 

  마치 작은 소품이지만 그 디자이너의 혼을 다해 넣은것 처럼 말입니다. 우리도 '혼을 담은 ㅇㅇ' 이라고 장인정신을  이야기 하지 않습니까? 아마 지적재산권에 대한 가장 한국적인 표현이 그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를 불법복제하고,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하고, 남이 쓴 글을 자기가 쓴 것마냥 인용조차 하지 않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환경에서 생활했던 제게는 지적재산권이라 불리는 권리가 온전히 값어치가 매겨지고 있음이 당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말로만 권리가 소중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권리에 대한 정당한 값어치를 매겨 놓은 덴마크가 디자인 강국이 되고 수많은 유명 디자이너를 배출할  수 있게된 배경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가진 수많은(어쩌면 나열할 수도 없는) 권리들이 계량하기 어려운 값어치가 매겨져 있다는 것을 알면 좋겠습니다. 당장 내 주머니에 들어 있는 돈이라면, 쉽사리 남에게 가져가라고 할수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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