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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혜숙 Nov 19. 2023

꽃이 예쁘다고 바라만 보나요?

아프다고 하면 병원 가라고만 하나요?



   어느 날 부모님의 농장에서 키운 꽃을  서울의 딸이 당근마켓에 팔고 있는 내용을  보게 됐고, 꽃이 마음에 들어 사서 집에 가져왔다. 가장 잘 보이는 거실테이블에 놓고 밤이 늦도록 눈에 담아 두었다. 영롱한 꽃색깔에 마음을 뺏겨 잠조차  안 올 지경이었다.  황호접이라는 나무였고, 안데스가 원산지여서 안데스의 아가씨라고 불린다는 나는 처음 본 꽃이었다.



                                                               


 황호접 꽃은 밤에는 잎이 오므라들어  몸을 웅크리고 자는  안데스의 작은 아가씨 같이 보여 연약함이 느껴져 보호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꽃이다. 아침에도 눈을 뜨자 자 꽃이 핀 모습을 확인하려고 거실에 첫 번째로 문안 인사를 했다. 내 눈엔 이슬 같은 영롱함이 보여서 바라보며 감탄만 했다. 2~3일 후 밤에만 오그리던 잎이 낮에도 기운이 없어 이상함이 느껴져 자세히 살펴보고 들여다보았다.

  아뿔싸! 우리 집에 온 후 예쁘다고 바라만 보고 감탄만 했지 물 한 모금도 주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일이 일어난 상황에 나조차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예쁘기로 바라만 본다고 꽃에겐 어떤 기쁨이 있을 수 있겠는가? 나의 이기심과 어리석음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살면서 우리는 이런 류의 실수를 간간이 한다. 누구에게 좋고 위로가 되는지 그런 판단도 되지 않은 말들을 마음이 아파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에게 영웅담을 늘어놓아 자신을 뽐내기도 하고, 마구 훈수를 두어 도리어 상처를 헤집는 경우도 있다. 본인 위주의 생각과 행동들을 하면서도 그것을 사랑이라고 포장하기도 한다. 마치 예뻐해 주는 것만이 그 꽃을 위한 배려이고 마음이라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환자에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기를  강요하고, 평상시에 보다 건강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답이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냥 아픈 것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이 답일 수도 있는데 우리는 자신의 입장에서 답인 것을  상대에게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닌 경우가 비일비재이다. 그럼에도 판단 기준을 지신에게 놓고  자신의 잣대로 재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나와 다른 이들에게 매우 자주 빚어지는 오류 또는 오해인 경우가 많다.


   나라는 사람의 생각은 어떤 때는 정말 본인만의 테두리에 갇힌,   우물 안 개구리 격의 어리석은 경우가 있을 때도 꽤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내 욕심이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욕심쟁이라는 것도 인정하고 내 안에 갇힌 사고의 틀도 깨기도, 확장하기도 해야겠다. 예쁘다고 감탄하면서 꽃에겐 물이 생명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나의 이기심과 우둔함은 어떡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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