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너와 나는 어떤 인연이길래
내 머리에
내 볼에
내 어깨에
내 입술에
내려앉은 거니
넓디넓은 들판도
높디높은 산등성이도
많디 많은 사람들도 있는데
왜 하필
좁디좁은 내 몸뚱이에
내려앉은 거니
용기 있게 나를 선택해 줘서
고맙긴 하나
솜 털보다 가벼운 네가
이상하리 만큼 무겁게 느껴지네
그건 아마도
내 삶의 초라함이
내 머리에
내 볼에
내 어깨에
내 입술에
이미,
무겁게
자리 잡고 있어서 인가 봐!
미안하지만
오늘은 툭! 털어버릴게
내 초라함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