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동문, 예수의 서답
예수는 제자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가르치길 좋아했다. 여행 중, 예수는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누었고, 제자들에게 묻기도 했고, 제자들의 물음에 대답하기도 했다. 그런데, 사람들의 물음은 동문(東問), 예수의 대답이 서답(西答)처럼 들리는 경우가 많다. 요한복음은 예수의 신적인 성품(神性)을 강조해서 써졌으므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요한복음에 기록된 사람의 물음과 예수의 대답 차이점을 요약해 보았다. 가장 큰 차이점은 사람들의 물음이 현실적이지만, 예수의 대답은 영적이라는 점이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사람의 물음과 예수의 대답
니고데모: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다시 날 수 있겠습니까?
예수: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통하여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요 3: 16).
사마리아 여인: 내가 다시는 목마르지도 않고 물을 길으러 우물까지 올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예수: 하나님은 영이시다. 그래서 예배하는 사람은 영적인 진실한 예배를 드려야 하는 것이다 (요 4: 24).
도마: 주님, 우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겠습니까?
예수: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사람이 없다 (요 14: 6).
빌립: 주님, 우리에게 아버지를 보여 주십시오.
예수: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 (요 14: 9).
안드레: 여기에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예수는 약 오천명의 군중을 풀밭에 앉게 하고 배불리 먹게 한다(요 6: 10-11).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내게로 오는 사람은 결코 주리지 않을 것이다(요 6: 35).
니고데모라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유대인의 지도자였다. 그가 밤에 예수를 찾아왔다. 니고데모가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이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분임을 압니다.”라면서 먼저 말문을 열였다. 뜬금없이, 예수는 “사람이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라고 말하였다. 니고데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예수는 “너는 이스라엘의 선생이면서, 이런 것도 알지 못하느냐?”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통하여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예수는 니고데모의 현실적인 물음에 영적 진리로 대답해 주었다. 하지만, 니고데모의 현실적인 물음이 없었더라면, 예수의 영적인 대답도 없었을 것이다.
예수가 여행 중, 한 동네 우물가에 앉았다. 팔레스타인의 더운 한 낮이었다. 한 여인이 물을 길으러 우물로 왔다. 예수께서, 그 여인에게 마실 물을 좀 달라고 했다. 대화 중, 예수는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영생에 이르게 하는 샘물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현실적인 물과 영적인 물이 대비되고 있다.
예수는 마지막 만찬 후 제자들에게 자기 죽음을 예고했다. 근심하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말했다. 입빠른, 도마가 “주님, 우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겠습니까?”라 반문했다. 이에, 예수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사람이 없다”라고 말했다. 도마의 물음 때문에 나온 영적인 가르침이다.
한 번은 제자 빌립이 예수께 엉뚱한 요구를 했다. 빌립이 “주님, 우리에게 아버지를 보여 주십시오. 그러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예수는 빌립의 엉뚱한 요구에도 대답해 주었는데, 자신과 아버지는 하나이며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다는 뜻으로 대답해 주었다.
예수의 일행이 디베라 호수 건너편 산으로 갈 때, 큰 무리가 따르고 있었다. 예수가 빌립에게 물었다. “우리가 어디에서 빵을 사다가,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빌립은 계산은 빨랐다. "이 사람들에게 모두 조금씩이라도 먹게 하려면, 빵 이백 데나리온어치를 가지고서도 충분하지 못합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안드레가 예수께 "여기에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예수는 약 오천 명의 군중을 풀밭에 앉게 하고 이들을 배불리 먹게 하였다.
사람은 땅에서 육체로 살아가면서, 땅과 하늘, 육체와 영,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을 겪는다. 육체를 가진 사람으로, 누구나 인생살이 문제가 있고, 땅 위의 일로 고민하기 마련이다. 신앙을 갖고서도, 사람은 끊임없이 현실적, 물리적, 육체적, 세상일에 관해, 묻고, 찾고, 구한다. 그래서, 예수의 영적 가르침이 동문서답처럼 들린다. 하지만, 예수의 가르침은 영적 진리여서, 현실 문제와 세상 일의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대답이 된다. 사람은 영(spirit)이 있는 ‘살아있는 혼(a living soul)’이기 때문이다. 예수를 통하여, 많은 육체가 병 고침을 받았고, 기적을 체험했다. 병 고침과 기적보다, 동문서답 같은 예수의 영적 가르침은 많은 사람에게 더 귀하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