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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석 Jan 01. 2024

시(時), 시간(時間), 시각(時刻)

         국어사전에서 ‘시간(時間)’을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시간의 어느 한 시점. 3) 어떤 행동을 할 틈(동안)으로 설명한다.

         한자 ‘時(때 시)’를 분석해 보면, ‘日(날 일)’ + ‘土(흑 토)’ + ‘寸(마디 촌)’으로 구성되어 있다.

日 +土 + 寸 => 時

‘土’는 흙, 발걸음을 뜻하며, ‘寸’은 길이를 재는 단위이다. ‘시(時)’는 해의 걸음걸이를 잰다는 뜻이다. 만약, ‘時(때 시)’를 ‘日(날 일)’ + ‘寺(절 사, 관청 사)’로 분석하면 억지스러운 뜻풀이가 된다.    

         ‘時(때 시)’와 음이 같은 한자, ‘詩 (시 시)’는 ‘言(말씀 언)’ + ‘土(흑 토)’ + ‘寸(마디 촌)’이 결합한 형태이다.

言 + 土 + 寸 => 詩

         ‘土’는 흙, 발걸음을 뜻하며, ‘寸’은 길이를 재는 단위이다. 말의 발걸음, 즉 , 운율을 따른 말이 시(詩)라는 뜻이다. 만약, ‘詩 (시 시)’를 ‘言(말씀 언)’ + ‘寺(절 사, 관청 사)’로 나누면 억지스러운 뜻풀이가 된다.


          현상적인 시간은 태양계에서 일정한 태양의 운동(지구의 자전으로 생기는)과 그 대상 물체의 운동 사이에서 발생하는 추상 개념이다. 지구가 24시간에 한 번 자전하므로 하루가 생기고, 365 ¼ 일 만에 태양을 한 바퀴 공전함으로 일 년이 생긴다. 또, 지구의 경사각 때문에 춘하추동이 생긴다. 하지만, 태양계를 벗어나면, 이러한 시간과 계절 개념은 없어진다. 우리는 시간을 감각적으로 잡거나, 느끼거나, 볼 수 없고, 자연에서 때와 계절로 알 수 있다. 

         ‘시간(時間, time)’에는 ‘시(時)’ 또는 ‘시점(時点, moment)’, ‘기간’ 또는 ‘동안(duration)’, 그리고 ‘간격(間隔, interval)’이 있다. 시점은 시간상의 한 시점, 시(時)를 뜻한다. 예를 들면, “지금 시간은 오후 7시 정각입니다.” 하면, 계속되는 시간 중, 한 시점을 지칭한다.

         ‘기간(duration)’ 또는 ‘동안(duration)’이란 한 대상 물체의 움직임을 계속되는 시간(지구의 자전으로 생기는 태양의 운동)에서 시작과 마침의 동안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래서, 한 ‘기간’이 되려면, 한 물체의 지속되는 운동의 시작과 마침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그는 오늘 아침 8시부터 오후 12시까지, 4시간 동안 일했다”에서 기간은 4시간이다.

         간격(interval)이란 사건과 사건, 시점과 시점 사이를 뜻하며, 일정한 단위로 나타낼 수 있다. 시간은 초, 분, 시, 날, 년, 등으로 그 간격을 나타낼 수 있다. 한자, ‘시간(時間)’이란 문자적으로 ‘시(時)’와 ‘시(時)’ 사이(interval)를 뜻한다. 그래서, “지금이 몇 시입니까?”라고 묻지만, “지금이 몇 시간입니까?”라고 묻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 용법에서, “지금 시간은 오후 7시입니다.”처럼 시간은 한 시점을 뜻하기도 한다. 영어 단어  ‘time’은 주로, 시와 분으로 표시되는 시간의 한 시점을 뜻한다. 그래서, 영어 “time”에 상당하는 한국어로서 ‘시간(時間)’보다, ‘시각(時刻)’이 더 적절하다. ‘현지 시간’보다 ‘현지 시각’이 더 적절하다.

         한국인들이 흔히 혼돈하는 시간과 관련된 영어 표현이 있다. “Do you have time?”과 “Do you have the time?”이다. “Do you have time?”은 “너 시간 있어?”이지만, “Do you have the time?”은 “너 시계 있어?(지금 몇 시야?)”이다. 혼돈은 아마, 시간(時間)이 시각(時刻)을 대신한 데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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