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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석 Feb 21. 2024

탐식(貪食)

과식을 어떻게 극복할까?

         탐식(貪食, Gluttony)이란 지나치게 음식을 먹는 행동이다. 탐욕의 한 종류이며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진 이후에도 과도하게 먹는 식습관을 말한다. 성경은 네 목에 칼을 두어서라도 식욕을 절제하라고 말한다 (잠언 23:2). 탐식은 몸에 병을 가져오는 악덕이며, 사람의 혼을 망하게 하기 때문이다. 

         초기 기독교 시절부터, 사람의 혼을 망하게 하는 일곱 가지의 치명적인 죄들을 가려켜 칠대주악 또는 칠대종이라 칭한다. 탐식은 혼을 망하게 하는 칠대주악의 하나이다. 탐식과 함께, 교만, 인색, 시기, 분노, 음욕, 나태가 칠대주악에 속하는 악덕으로 분류된다. 

마음과 칠대주악

         단테의 신곡, 연옥 편은 문학작품으로써 탐식을 포함한 탐욕에 대한 경계심을 불려 일으킨다. 단테는 연옥 편(23곡, 제6원)에서 탐식자들의 몰골을 그리고 있다. 탐식자들은 눈알이 움푹 꺼져 쑥 들어가 있고, 창백한 얼굴에 해골처럼 뼈만 남아있다. 단테는 연옥에서 탐식자들을 만나, 왜 이들이 야위고, 뼈 가죽만 남아 있게 했단 말인가? 의아해한다. 그때 “이게 웬 은혜인가” 하며 반갑게 맞이하는 한 혼이 있는데, 단테는 그의 몰골을 보고는 알 수 없었으나, 목소리를 듣고 그가 아내의 먼 친척으로 교분이 있었던 포레세 도나티(Forese Donati) 임을 알게 된다. 단테는 어떻게 이 모양으로 변했는가? 무엇이 네 살을 벗겨 냈는지를 말해보라고 한다. 포레세는 “이 열매와 잎새 위에서 퍼지는 향기로운 냄새가 우리의 갈증과 식욕을 불타게 하고 그 자리를 맴도는 것이 계속되므로, 우리는 이 과정을 위로라고 말해야 옳지만, 차라리 고통이라고 말하게 된다.”라고 대답한다. 포레세는 울면서 노래하는 이 혼들은 모두 다 세상에서 탐식을 일삼은 탓으로 여기서는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그 죄를 정화(淨化)하고 있다고 말해준다 (연옥 22곡). 

연옥에서 만난 탐식자들의 혼들

         한국인들은 사치, 방탕, 게으름과 같은 다른 종류의 악덕에는 경계심이 있는데, 탐식에 대해 경계심이 없는 경우가 흔하다. 보리고개를 경험해서 그런지, 과식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대하다. 친구나 손님을 식사에 초대하여 “맛있게 먹어라”라기보다 “많이 먹어라”라고 권한다. 대중 매체에서 탐식을 식도락으로 미화하고, 과식을 재미로 부추긴다. 

         집회서에서 “맛있는 음식이라고 걸신들려 먹지 말고, 음식에 탐욕을 부리지 말아라. 사실 병은 음식을 지나치게 먹는 데서 오고 탐식은 구토로 이어진다(29-30).”라고 경계한다. 이어서, 집회서는 “포식한 탓으로 죽은 사람이 많으니 음식을 절제하여 오래 살아라(30-31).”라고 절제를 권고한다. 

         저자는 건강한 식 습관과 절제의 방법으로 김진홍 목사의 글에서 소개된 삼식(三食), 삼금(三禁)을 추천하고 싶다. 삼식은 서식(徐食), 소식(小食), 정식(定食)이고 삼금은 과식(過食), 속식(速食), 간식(間食)이다(김진홍, 2018). 

        서식(徐食)은 천천히 먹는 습관이다. 충분히 씹어서 먹기 위해서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이다. 천천히 잘 씹어서 먹으면 소화도 잘되고 식사 시간이 즐거워진다. 

        소식(小食)은 적게 먹는 습관을 말한다. 특히, 저녁 식사는 좀 일찍, 그리고 위장에 부담 없이 먹어야 한다. 그래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소화를 시키고, 잠이 들면 위와 장도 쉬어야 한다. “아침”은 영어로 ‘breakfast’인데, ‘break(깨다)’와 ‘fast(단식)’의 합성어이다. 아침이란 저녁에 시작된 단식을 깬다는 의미가 있다. 물론, 단식 전, 저녁은 저녁은 좀 일찍, 그리고 간단하게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정식(定食)은 정한 양의 식사를 정한 시간에 먹는 습관이다. 맛있는 음식보다, 정한 시간에, 정한 양의 식사가 건강에 오히려 유익하다. 

        과식(過食)은 집회서에서 말하듯이 질병을 불려 온다. 누군가 말하기를 과식하는 사람은 혼이 없는 사람과 같다는 말을 했다. 속식(速食)은 소화와 영양에 이상을 가져온다. 특히, 밥을 국이나 물에 말아먹으면, 음식물에 침이 섞이지 않음으로 소화가 잘되지 않고,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없을 것이다. 간식(間食)은 피하고 절제해야 한다. 간식은 입을 잠깐 즐겁게 하지만, 위장과 몸에는 좋지 않다. 

         성령의 열매 중 하나는 절제인데, 과식, 속식, 간식을 절제하는 것을 성령의 열매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독자분들도 삼식(三食)을 습관으로 삼고, 삼금(三禁)으로 절제하여 몸과 마음이 건강하여, 모든 일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김진홍. 나의 식사 습관 - 삼식, 삼금. 김진홍 목사의 아침 묵상, 뉴스파워 (2018년 3월 20일).  

단테 알리기에리(2008), 신곡, 연옥 편, 열린 책들. 김운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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