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직원이 알려준 연말정산의 빈틈
"아는 만큼 보인다"
나는 매년 연말정산 소득공제 항목을 보고 또 보고, 또 들여야본다.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이 없을까? 혹시 달라진 부분이 없을까?
나는 한동안 착각속에 빠져 있었다. 내가 연말정산 서류를 누락해도, 잘못 넣어도 회사 관리부서에서 그 자료를 확인하고 잘못되었거나 누락된 부분을 알려줄것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세금이나 이런 부분에 전문가니까. 나보다 더 잘 알고, 같은 직장 동료니까 어련히 알아서 잘 챙겨줄까.
하지만 틀렸다.
엄연히 말해서 회사 관리부는 자료를 챙겨서 담당 세무사 사무실에 전달하는 전달자의 역할뿐이다. 각자의 담당 분야가 엄연히 다른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신경쓰는 것은 회사 경영관리지, 직원들의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써줄 여유가 없으니까.
이 사실을 깨달은 것은 직장생활 N년차, N번째 연말정산 서류 제출 기간이었다.
마침 연말정산 시즌을 맞이해, 연말정산 서류를 회사에 제출할때였다. 회사에 입사한지 몇개월되지 않은 경리 직원이 내가 제출한 연말정산 서류를 들고와서 빠진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매년 비슷하게 제출했는데 빠진게 있다고?"
회사생활 10여년 동안, 수십번의 연말정산을 했지만 서류가 누락됐거나 잘못됐다고 피드백을 받은적은 없었기때문에 당혹스러웠다.
"부녀자공제 대상자신데, 모르셨어요?"
솔직히 부녀자공제라는 것을 그때 처음 들어봤다. 인적공제 부분에서 자녀 인적공제 부분만 늘 챙겼던 부분이지, 추가공제부분은 당연히 나랑 상관없다고 생각했고,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았던 부분이다.
연말정산 공제 항목에서 가장 큰 소득공제는 인적공제다. 인적공제란, 근로자 본인 및 배우자, 생계를 같이 하는 부양가족에 대해 연령, 소득, 동거 조건을 충족하면 포함할 수 있는 기본공제다. 인적공제 부분에서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은 추가공제다. 추가공제란, 기본공제 대상자가 경로우대자, 장애인, 부녀자, 한부모에 해당되는 경우 추가로 공제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맞벌이 여성이라면 부녀자 추가공제는 필수 체크 사항인데, 그걸 N년째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부녀자 추가공제 대상자라면, 50만원 공제가 추가로 가능하므로 큰 절세효과가 있다. 나는 맞벌이 연말정산 13년 차지만, 그때 회사 경리직원 덕분에 부녀자 추가공제를 알게 된 건 불과 5년 전이다. 맞벌이 여성이라고 해서 누구나 부녀자공제 대상자는 아니지만, 나처럼 해당되지만 몰라서 놓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부녀자 추가공제 충족 조건은 2가지다.
첫째, 종합소득 금액(근로소득 금액 포함)이 3천만원 이하인 여성이다.
둘째, 배우자 유무로 달라진다. 배우자가 있다면 첫째 조건만 충족되면 된다. 배우자가 없다면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근로자의 연봉이 3천만원 이하가 아니라, 총급여에서 근로소득공제를 뺀 근로소득 금액이 3천만원 이하라는 점이다. 회사마다 총급여에서 식대나 차량지원비 등 여러 공제 항목을 추가로 빼고 근로소득을 신고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본인이 고액 연봉자가 아니라면 꼭 확인해보자.
그렇다면 나의 근로소득 금액을 어떻게 확인할까?
연말정산 완료 후 수령하는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2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23번 근로소득 금액이 3천만원 이하라면 부녀자 추가공제 50만원 가능하다. 회사에 연말정산 서류를 제출할 때, 담당 직원에게 부녀자 추가공제 대상자 여부를 체크해달라고 요청해도 된다. 최종 확인 단계에서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부녀자 추가공제가 빠져 있다면 정정 요청을 하자.
내가 연말정산 환급 방법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던 시점이, 회사 경리직원을 통해 부녀자공제 대상자 여부를 알게 되었던 해였다. 아는 만큼 보이고, 내가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때문이다. 지금은 웬만한 빈틈은 다 찾아서 매년 13월의 월급을 받고 있다. 갑자기 고액 연봉자가 된다면, 다시 그에 따른 연말정산 환급전략을 다시 짜야겠지만, 고액연봉자가 되는건 쉽지 않고 회사 보너스를 받는 것도 쉽지 않더라. 스스로 연말 보너스를 챙기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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