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생일
난 생일에 큰 의미를 둔다.
아무렇지도 않게 생일을 보낸 적도 있는데
그러고 보면
생일에 대한 좋은 추억이 많기도 하고
이 세상에 태어난 그 순간을 기쁘게
기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태어나 얼마나 산다고
그 소중한 날, 시간을 의미 없게 그냥 지나친다면
너무 슬픈 일이 아닐까?
누구나 다 빛나는 존재다.
그 존재를 있게 한 날은 정말 더 행복해야 한다.
물론 각자의 생일을 스스로 임의로 정해도 된다.
오늘은
그의 생일이었는데
잘 챙겨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먼 거리에 있어 너무 속상했다.
섭섭하지 않다고는 하는데
반대 입장이라면 난 사실 아니라서..
일 때문에 바빠서 생일날 못 만난다면
그야 당연히 이해해줘야 하지만
그냥 멀다는 이유로 만나지 않는 건
서로 정말 사랑하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
오겠다던 그가 바빠 오지를 못했고
나는 출장이 있어 잠시나마 가지를 못했다.
미안한 내 마음에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는 일이 바빠
오늘 퇴근해서 집에 온 시간이 9시 40분이라고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당연히
모든 순간이 드러나고 보이겠지
사랑인지 아닌지
바빠진 그를 이해하면서
곧 많이 바빠질 나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함께 바라볼 수 있을뻔한 밤하늘의 보름달을
몰래 내 폰 사진으로 담아두었다.
오늘을 기억하고 싶어서…
제주에는 비가 며칠 계속 내리더니
오늘은 맑았고
유난히 달빛이 별빛처럼 반짝이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