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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인장 Aug 23. 2024

의무감이 없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

어제 책을 읽다가 밤을 새고 싶다, 고 생각 했다.

밤을 새고 내일 책 내용 참 좋았다-며 푹 자도 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대학생 때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명상을 하고 일기를 쓰고 운동을 하고 책을 읽었다

그 시간이 나만의 분위기와 색을 만들어주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새벽 4시에 일어나려면 정말 네 시간만 자야 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때는 그 시간도 내게 허락된 자유인 것을 몰랐다 남들 자는 시간에 깨서 공부하는 내가 대단한 것인 줄 알았다 내가 잘난 줄 알았다

그 시간은 내게 영원할 줄 알았다 뺏기게 될 줄 몰랐다


샤워하다가도 교수님께 전화가 오면 물을 뚝뚝 흘리며 받아야 하는 의무

자다가도 새벽에 전화가 오면 받고 옷을 갈아입고 출근해야 하는 의무

그러고도 다음날을 똑같이 살아내야 하는 의무

일을 끝내려면 당연스레 주7일 병원에 나가야 하는 의무

우리 집 고양이를 못 본 지 한참이 된 지금


그런 의무감이 없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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