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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Nov 17. 2024

숨은 K-Pop 명곡 II, 백열하나

이사분기, 이규호 Long Live Dreamfactory - 2000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예쁜 남자 가수,
누가 떠올려지시나요?

이젠 모든 게 가물가물해져, 머릿속에 남아있는 그 무엇 하나도 믿음직스럽지 못한 나이지만, 그래도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도 '꽃미남'이라는 말은 1990년대 K-Culture의 태동기 시절, K-Pop, K-Drama, K-Movie 등의 분야에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등장하면서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나라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시작되어 일반인들에게까지 번져나가 대중적 단어가 되어버린 '꽃미남'은 붙이는 사람의 주관적 해석에 따라 여러 가지의 모습이나 형태로 나타나고 또 보여지기도 하지만, 개인적 의견으로는 그래도 어느 정도의 남성성을 가진 깨끗하고 단정한 남자, 즉 댄디한 스타일을 지칭했던 것으로 생각이 든다. 물론 잘생김은 기본이고...


이런 멋진 '꽃미남'보다 한 단계 정도를 나아가서 여자만큼도 아니고 여자보다 더 '예쁘다'라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남자 셀럽들이 있었고, 당연히 그 안에는 K-Pop의 수많은 아티스트들도 있었는데,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누가 머리에 '딱'하고 떠올려지시는지?


올해 나이 50세,
믿기지 않는 예쁨, 이규호


이런 류의 선택은 지극히 개인적 취향이나 주관적 견해가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객관화할 수는 없겠지만, 진정으로 난 요즘의 그 어떤 아이돌 보다도 예쁘다고 생각되는 K-Pop 남자 가수로 올해 지천명의 나이인 50세가 훌쩍되어 버린 '이규호'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 같다.


그의 외모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로 그를 정말 예쁜 여자로 알았다는 윤종신, 유희열, 김광진, 정재형 등의 증언은 그에게는 너무나도 일반적인 이야기인데, 사실인지 아닌지 그 진위가 확실치는 않지만 유명 재즈 피아니스트인 김광민이 그를 여자로 알고 6개월 동안 짝사랑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도 전해진다.


믿기지 않는 외모의 소유자, 이규호의 사진들(인터넷, 인스타그램 발췌)


기억을 다시 더듬어 보면 그에 대한 나의 첫 번째 관심은 그의 외모보다는 그가 만들어 내는 재미있고도 아름다운 노래였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는 K-Pop에 데뷔한 이후에도 오랫동안 그의 모습을 좀처럼 잘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규호는 한양대 재학시절 20살의 나이로 경험 삼아 출전했던 1993년 제5회 유재하 음악가요제에서 '당신 눈빛의 의미'라는 노래로 동상을 수상하며 K-Pop에 문을 두드렸다.


여기서 잠깐 재정적인 문제로 안타깝게도 기념앨범이 없는 5회 수상자들을 살펴보면, 역대급 어마어마한 아티스트들을 배출한 년도로 유명한데 참고로 5회 대상곡과 금상곡 2곡만 6회 기념앨범에 실리는 기괴한 형태로 그나마 위안이 되는 발매가 되기도 했다.


누구 한 사람을
빼놓을 수가 없네!


제5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수상자 명단

계절 그 쓸쓸함 [대상]  허성안, 지영수                                  
사진 태우기 [금상]  김석준
우산과 아이 [은상]  이승환, 이건호                                   
그루터기 [은상]  정수월(말로)
당신 눈빛의 의미 [동상]  이규호
꿈꾸는 새 [동상]  임두혁
겨울이 오면 [동상]  이한철, 윤영배                      
거울의 노래 [동상]  조윤석


'아라'라는 예명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지영수가 대상을, 2020년 21년 만에 복귀해 솔로 데뷔 곡과 앨범을 발표해 화제를 모은 김석준이 금상을,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로 성장한 스토리(이승환)가 은상을, 멋진 재즈 보컬리스트로 성장한 말로(정수월)이 은상을, 같이 팀을 꾸린 불독맨션의 이한철, 윤영배가 같이 동상을, 마지막으로 루시드폴(조윤석)이 동상을 차지했다.


가요제 수상 후 이규호는 자연스럽게 같은 가요제 출신인 고찬용, 루시드폴 등과 함께 작업하면서 하나기획에 발을 디디게 되고, 작사/작곡가로 K-Pop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시작하게 되는데 숨은 명곡에서도 소개한 양진석의 1집, 유진하의 2집, 여행스케치, 차은주 등의 앨범에 참여하면서 그의 음악적 내공을 하나둘씩 키우게 된다.


그리고 그가 작업한 이승환 6집에 실린 '세 가지 소원'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작곡가로서의 대중에게 많이 알리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그는 데뷔 6년 만인 1999년 첫 번째 솔로 앨범인 'Alterego'를 발매하게 된다. 이 앨범 또한 내가 손에 꼽는 '저주받은 명반'이기도 한데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수록곡 '담배 끊기'등은 심야 음악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당시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1999년 하나기획에서 발매한 이규호 1집 앨범 표지


이후 그는 이승환이 속해 있는 드림팩토리, 하나기획의 컴필레이션 앨범 등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하고 유희열, 윤종신, 이소라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하는데, 좀처럼 그의 솔로 앨범을 발매하지는 않았다.


2014년 드디어 그는 1집 발매 15년 만에 'KYO'라는 예명으로 그의 2집을 들고 홀연히 나타나 새로운 앨범을 기다리던 많은 팬들을 놀라게 했으며, 이후 그는 꾸준히 디지털 싱글 앨범들을 발매하며 K-Pop에 그만의 멋진 음악세계를 펼치고 있다.


2014년 발매한 이규호 2집, 그리고 이후의 싱글 앨범 표지들


오늘 소개할 백열한번째 K-Pop 숨은 명곡은 2000년 드림팩토리에서 만든 기획 음반 Long Live Dreamfactory에 실린 이규호 작사/작곡/편곡/노래의 '이사분기'라는 노래이다.


이 앨범은 3장의 CD에 43곡이 실려있는데 첫 번째에는 이승환, 이소은, 토이, 지누, 더클래식, 롤러코스터 등 드림팩토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히트곡들이, 두 번째에는 유희열, 이규호, Move, 김효수/원현정, 황성제, 변재원 등의 뮤지션들의 신곡이, 세 번째에는 드림팩토리가 만들어낸 총 16편의 뮤직비디오가 담겨있다.


2000년 드림팩토리에서 발매한 기획 앨범, Long Live Dreamfactory의 표지


흥겨운 기타 스트로크와 드럼, 특히 리드미컬한 베이스 라인이 인상적인 전주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듣자마자 '아~ 좋다!'라는 말이 그냥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흥겹고 재미나다.


내 맘속 독특한 보컬 음색 1위!


개인적으로 K-Pop 남자 가수 중에 보컬 음색이 특이한 아티스트 중 1~2위를 다투는 그의 독특한 노래는 어느 때는 너무 몽환적이어서 듣는 사람들이 몽롱해지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너무나도 귀엽고 앙증맞기도, 또 어떤 때는 너무 애절하기까지 해서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팔색조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만 같다.


물론 그는 전통적으로 성량과 기교가 뛰어난 보컬리스트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그의 목소리에 대해선 대중의 취향에 따라 많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아마 숨은 명곡 시리즈를 사랑해 주시는 독자분들에겐 분명 '호'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유머와 위트가 철철 넘치는 가사 또한 이 노래가 가지는 큰 매력 중에 하나인데, '개나리나리', '진달래달래'와 같이 마치 의성어인 듯 단어의 끝을 반복하는 그의 작사에서 느껴지는 그 개구쟁이와 같은 순수함이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어느새 겨울,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봄!


이제 좀 살만해졌다 싶은 선선함이 기분 좋았던 계절은 가랑이 속을 파고드는 요즘의 섬뜩한 냉기에서도 느껴지듯이 겨울을 재촉하고 있는 듯하고, 어느새 내 맘은 봄을 향한 열망과 기대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이 노래 가사 중 백미는 바로 제목에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는 이렇게 모두를 설레게 하는 봄을 유쾌하게도 '이사분기', 그러니까 4월부터 6월로 장난스럽고 또 재미나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독특한 창법으로 부르는 가사 속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무심한 듯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는 기억 속 한편에 꼬깃꼬깃 접어 두었던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그녀의 모습도 희미하게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대 따라 이봄이 오네요
나도 몰래 찾아오네요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

봄을 핑계로 혹시 그녀를 만나게 될 지도 모르니...



이사분기

이규호, Long Live Dreamfactory - 2000


작사 : 이규호

작곡 : 이규호

편곡 : 이규호

노래 : 이규호


뭘 하나? 그대 아주 신나 보여요

나와 같이 놀아 줄 수 없나


아무 감정 없고, 아무 생각 없는

나 그대 보고 괜한 질투 나네요


개나리나리 꽃 핀 저 언덕 넘어

날아오는 바람 참 따뜻해


아무 느낌 없고, 아무런 기대 없는

내 앞에 그댄 눈을 감고 노래하네요


나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 나나

나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 나나


그대 따라 이봄이 오네요

나도 몰래 찾아오네요


오렌지 나무 톡 튀어 보이는 열매

그 오렌지를 닮았네요


그댄 아무 꾸밈없고, 아무 욕심 없죠

늘 새로운 맘으로 시작해 봐요


진달래달래 꽃 핀 저 산너머엔

그대 갖고 싶어 한 소망


아무 소리 없고, 아무 기척 없이

날아오는 바람이 노래하네요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II60a4GgU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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