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블루, 한소현(feat. 김민석) : 푸른소금OST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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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바닷가에서
사랑하는 연인을 만날 확률 2%
아직까진 뜨거운 햇살, 천둥과도 같이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매미 소리가 떠나는 여름의 마지막 옷깃을 아둥바둥 잡고 있는 것 같지만, 해가 서서히 그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는 오후 어느 시간, 문득 느껴지는 공기의 청량감에 나도 모를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걸 보면, 이젠 진짜 '가을'이라 불러도 용서될 요즘의 날씨다.
여름 하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가 '바캉스', '휴가'와 같은 여행이나 휴식일 테고, 이들이 가리키는 종착지 중 하나는 세세한 연구조사나 통계를 뒤적이지 않아도 분명 '바다'임은 분명할 것 같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여름날, 바다와 관련된 소소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테고, 그들이 선사해 주는 동화 속 판타지와도 같은 감성적 해방감에 잠시 눈이 멀어, 어떤 이들은 하룻밤의 스쳐 지나간 사랑에 가슴 아프기도, 또 어떤 이들은 평생을 함께 할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기도 한다.
유럽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행 중 사랑이 빠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26.2%가 있다고 답했고, 그중 해변에서 만났다는 사람이 46.2%로 절대적이었으며, 그중 장기적 관계(연인)로 발전했다는 사람이 16.4% 남짓으로 여름날 여행 중 바닷가에서 연인으로 발전할 확률은 2% 정도가 될 것 같다.
2%가 주는 숫자 의미에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다시 생각해 보면, 평생의 사랑이 될 수도 있는 연인을 만나는 확률이 2%라는 것은 로또 1등 당첨 확률이 0.0000737% 임을 비교해 보면 162,901배나 높은 확률이지 않나?
오늘 소개할 백쉰세번째 숨은 명곡은 2011년 개봉한 이현승 감독 연출 '푸른 소금' OST에 수록되어 있는 이현승/한소현 작사, 권성민/한소현 작곡, 권성민 편곡, 한소현이 노래한 '여름날의 블루'라는 노래다.
영화 '푸른 소금'은 숨은 명곡 백마흔여섯에서 소개했던 시월애를 연출한 이현승 감독이 10여 년이 넘는 오랜 공백을 마무리하고 연출한 영화로 송강호(윤두헌 역), 신세경(조세빈 역), 천정명(애구 역), 이종혁(백경민 역), 김민준(K 역), 윤여정(강사장 역) 외 이경영, 김뢰하, 이솜, 오달수 등 내놓으라 하는 국내 Top 배우들이 모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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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영화의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부산의 전설적인 조직원 윤두헌(송강호)은 손을 씻고 요리학원에 다니며 식당을 차릴 꿈을 꾸는데 그곳에서 그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은 킬러 조세빈(신세경)을 만나게 되고, 정체를 숨긴 채 천천히 가까워진다. 갑작스러운 조직 보스의 사망으로 후계 구도가 흔들리고, 경쟁 세력과 암살조직까지 얽혀들며 두헌은 다시 조직의 소용돌이로 휘말리는데, 세빈은 두헌을 죽이라는 명령과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고, 두 사람의 관계는 금지와 위험 속에서 팽팽한 긴장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현승 감독 특유의 색감이나 촬영 기법 등의 영상미, 미장센 등은 굉장히 호평을 받긴 했지만, 역시 낮은 내러티브와 연출의 호흡 등에 있어서는 많은 사람들이 아쉬운 평가를 내리기도 했는데, 전국 약 77만 명의 관객이 동원되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흥행 성적을 거뒀다.
사실 '푸른 소금' 영화에 삽입되어 있는 타이틀 노래는 배우 신세경과 My-Q가 함께 부른 '여름날의 블루'의 또 다른 버전으로 영화의 엔딩곡으로도 활용되었는데, 이 노래가 두 연인의 알콩달콩한 사랑의 이야기를 흥겹고 가벼운 보사노바로 표현했다면, 실제 노래를 작사/작곡한 한소현이 부르는 오늘의 숨은명곡 버전은 묵직하고 보다 단단해서 같은 보사노바 장르이지만, 완전히 새롭고도 다른 특별한 매력을 선사해 준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현승 감독의 장편 세 편(‘그대 안의 블루’ 1992, ‘네온 속으로 노을 지다’ 1995, ‘시월애’ 2000)의 음악은 레전드 프로듀서인 김현철이 맡았었지만, 그 이후 복귀작인 이번 영화에서는 당시 떠오르던 그룹(써드코스트, 3rd Coast)과 작업했다.
써드코스트는 힙합, 재즈, 보사노바 등의 장르를 기반으로 주로 일렉트로니카 음악으로 활동하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2007년 일본에서 Breath of seoul이라는 노래로 데뷔했고, 국내에서는 2008년 1집 First Collection을 선보였다. 데뷔 이전부터 DJMAX 시리즈를 통해 꾸준히 곡을 발표해 오기도 했는데, 음악장르나 그룹 멤버의 구성상 '클래지콰이'와 많이 비교되기도 한다.
멤버 모두가 작사/작곡/편곡 등 프로듀싱 능력이 출중하기에 다양한 국내 뮤지션들과의 협업이나 피처링에도 그 능력들을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는데, '여름날의 블루' 작사/작곡/노래에 참여한 한소현의 경우, 데뷔 이전부터 유명 재즈 보컬리스트로 Ricky Lason, Jack Lee, Norihito Sumitomo 등과 공연했으며, 국내외 재즈 페스티벌에도 다수 참여하였고, 2013년에는 자신의 독집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또한 이 노래의 크레딧에는 한소현 이외에 피처링으로 어쿠스틱 기타 듀오 'Two Chairs'의 기타리스트 김민석이 참여하고 있는데, 1997년 퓨전 재즈그룹 ‘Interplay’를 결성하여 본격적인 자신만의 음악활동을 시작, 본 숨은 명곡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재즈 명반 'Nouveau Son' 앨범에 2003년 참여하였고, 2005년 음악 팬과 평단으로부터 동시에 호평을 받은 기타 트리오의 ‘TrioLogue’ 리더로 첫 번째 정규앨범 “Speak Low”를 발표하여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연주, 최우수재즈 & 크로스오버싱글 2개 부문을 수상하였으며, 2007년 LIG아트홀과 재즈피플이 공동으로 선정한 리더스 폴 올해의 연주자 기타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한 국내 정상급 재즈 기타리스트다.
노을이 지는 어느 늦은 여름 바닷가, 거리의 악사가 지친 몸을 이끌고 잠시 해변가 작은 카페에 둘러앉아 깊은 담배 한 모금과 시원한 맥주잔에서 몽글몽글 떨어지는 물방울을 리듬 삼아 라틴향이 물씬 풍겨 나는 기타 연주를 시작한다.
그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바람에 팔랑팔랑 나부끼는 긴 스커트와 밀짚모자를 둘러쓴 한 여인이 함께 노래하듯, 한소현의 보컬이 들려온다.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의 허스키함이 가미된 미들톤의 보이스로 감미로운 보사노바 리듬에 맞춰 그 언젠가 이곳 아름다운 해변가에서 만난 그 사람과의 추억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다.
이 노래는 오직 어쿠스틱 기타와 한소현의 보컬로만 이루어진 노래로, 마치 서로가 지나간 추억의 이야기들을 주거니 받거니 하듯, 노래와 연주가 조화롭게 구성이 되어있어 전혀 가볍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고 뭉클한 느낌을 전달해 준다.
오 아름다워라,
그대의 미소
아~ 그 때 그 여인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아직 여름휴가를 다녀오지 못했다면,
바닷가를 향해 떠나보자!
그리고 꿈에 그리던 연인, 2%의 크나큰 행운이 함께 하기를~!
작사 : 이현승, 한소현
작곡 : 권성민, 한소현
편곡 : 권성민
노래 : 한소현
햇살 가득 눈이 부신
저 하늘 위를 바라다보며
우리 처음 만난 그때
검은 구름 위로 가득하던 눈물
그래 그랬었지만
멈추지 않았던 이야기
붉게 물든 노을 너머
바다 위로 흐르는 추억들
오 아름다워라 그대 미소
푸른 바람을 타고
살며시 내게 다가오네
오 아름다워라 그대의 노래
따스하게 불어와
부드럽게 우릴 감싸네
오 아름다워라 그대 미소
푸른 바람을 타고
살며시 내게 다가오네
오 아름다워라 그대의 노래
따스하게 불어와
부드럽게 우릴 감싸네
따스하게 불어와
부드럽게 우릴 감싸네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