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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교감하는 태교

임신은 처음이야

by 하민영


<임신 21주째>


이제 제법 우리 똘똘이가 몸을 움직인다. 엄마 뱃속에서 이리저리 몸을 튼다. 아직 미약하지만 엄마에게 신호를 보내온다. 손과 발로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려오는 것이다. 이번 달은 우리 아가가 엄마에게 완전히 적응을 한 것 같다.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고, 엄마는 아가를 위해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먹었다. 맛있게. 그랬더니 엄마의 몸무게가 이제 처음 임신했을 때보다 더 불었다. 그리고 엄마의 배가 꽤 많이 불렀다. 그래서 이제 임신복과 수유용 브라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지.

엄마는 아가에게 열심히 우리 아가에게 이야기도 하고 동화책도 읽어주고 음악도 들려주고 산책도 하고 있다. 가끔은 엄마의 소망도 실어 보내기도 하고 넋두리도 하고 세상이야기도 들려준다. 그리고 작은 사물 하나하나라도 설맹해 주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는 어디에 있든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며 마음이 든든해진다.

아빠도 가끔 우리 똘똘이에게 인사를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아빠는 아직 서먹서먹해하기도 한다. 그럴 만도 할꺼야. 엄마는 24시간을 항상 우리 똘똘이와 함께 하지만 아빠는 엄마를 만나야 우리 아가 존재를 느낄 수 있거든. 불러오는 엄마의 배를 보면서 아빠도 차츰 똘똘이의 존재를 각인하고 있다. 아빠도 우리 똘똘이와 더우 친해질 거라 여긴다. 아빠는 우리 똘똘이가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앞으로 아빠와 자주 만나기로 약속하며 오늘은 이만. 안녕.

(2001.6.25. 월)


<임신 22주째>


우리 똘똘이가 요즈음은 엄마에게 신호를 많이 많이 보내와서 눈으로도 보인다. 가끔은 힘차게 가끔은 조용하게 손짓 발짓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려온다. 이제 아빠도 우리 똘똘이의 활발한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신기해한다.

엊그제는 아빠랑 동물원에 갔다. 똘똘이 너도 보았지?

하마, 코끼리, 낙타, 사슴, 독수리, 공작, 오리, 뿔소, 곰, 제주말, 고슴도치, 다람쥐원숭이, 말하는 새, 잉어, 새, 이구아나...

우와! 진짜 많은 동물들이었지! 우리 똘똘이는 처음 보고 듣는 것이 많았지?! 앞으로 차츰 더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알아가게 될 거야.

그리고 건지산 기슭에서 먹는 김밥도 괜찮았지. 엄마 솜씨도 괜찮은 편이란다.

요즘 엄마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단다. 우리는(엄마, 아빠) 우리 똘똘이가 있어 더욱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지. 우리 똘똘이도 엄마, 아빠로 인해 행복했으면 좋겠다.

(2001.7.3. 화)


<임신 24주째>


똘똘이의 손짓, 발짓이 제법 힘차다.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인다. 엄마나 아빠가 뭐라 이야기를 하면 가만히 귀 기울여 듣고 있다. 신기하기도 하다. 엄마가 보고 듣는 것이 나만의 것이 아님을 느낀다.

만물이 새롭게 보인다. 마치 내가 애기가 되어 새롭게 배우고 있는 듯하다.

지난달부터는 몸과 마음이 모두 가뿐하다. 금세 시간이 흘러갔다.

우리 아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무척 기쁘고 새롭고 희망차고 행복하다.

아가를 갖지 못한 엄마들에게 이 행복을 나눠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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