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00
브런치에 무언가를 꾸준하게 올리고 싶은데...! 생각 정리는 꾸준히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무엇을 쓰면 좋을까 생각하다 일 년 정도 빵집에서 알바 했던 이야기를 기록하려고 한다.
대학생이 되고 아무런 알바도 안 하고 한 학기를 흥청망청 생활하고 노트북 사고 여행 한 번 갔다 오니...! 학창 시절 때 모았던 돈을 다 써버렸다. 명절 때마다 받은 용돈이었지만 꽤 모았었는데 이렇게 수명이 짧았다니. 그래서 새 학기가 시작하기 직전인 8월 말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내가 일한 것은 유명 빵 프렌차이즈 중 한 곳으로 우리 집에서 걸어선 5분 정도 밖에 안 되는 곳이었다. 즉 알바하기에 지리적으로는 아주 적합했다는 것! 사실 빵집의 사장님 두 분이 부모님의 지인이셨기 때문에 면접도 안 보고 일 하게 되었다. 다시 한 번 흔쾌히 나를 고용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처음 일하게 된 시간은 주말 오픈이었다. 파워 야간형인 내가 오전 7시까지 준비를 마치고 빵집에 갈 수 있을까. 빵 종류가 정말 많은데 다 외울 수 있을까. 나 알바는 처음인데 내가 폐 안 끼치고 잘 할 수 있을까. 알바를 하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다. 심지어 전 날에는 저녁부터 긴장 상태였다. 물론 걱정만 한 건 아니었다. 빵집에 대한 몇 가지 로망이 있었는데, 단골과 얼굴 트며 친분 쌓기, 갓 나온 빵 먹기, 번호 따이기 등등 여유롭고 평화로운(?) 일터를 생각하곤 했다. 물론 일하는 첫 날에 모든 로망은 허상이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모든 서비스직이 그렇지만 일의 대부분 시간은 사람을 대하는 데 쓴다. 일 년동안 일했기에 적지 않은 사람들을 만났고,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몇 경험들은 생생하다. 빵집에서 일한 것을 기록한다는 것은 사람에 대해 기록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오래된 일이기에 드문드문 남은 기억을 꺼내는 일이라 얼마나 쓸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그때 만났던 사람들을 이곳에 적으려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