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나 차(car) 둘 중 하나만 좋아해도 팬이 될 영화
베이비는 귀신같은 운전실력으로 경찰을 따돌리는 도주 전문 운전수다. 어쩌다 생긴 빚을 갚기 위해 은행털이 범죄 집단과 함께 일을 하던 베이비는 음식점에서 웨이트리스인 데보라를 만나 그녀와 함께 자유롭게 도로 위를 달리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하지만 빚을 다 갚고 난 이후에도 범죄조직의 협박으로 운전수 일을 다시 맡게 되고, 데보라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항상 계획대로만 움직이던 베이비는 처음으로 범죄조직의 계획을 망치고 데보라와 함께 도주한다.
이 영화는 영국 출신 영화감독 에드거 라이트의 범죄 액션 영화다. 도주하는 베이비와 경찰차의 추격 장면이 주를 이루는데, 이 영화가 특별한 점은 바로 음악에 있다. 귀가 울리는 증상이 있어서 베이비가 항상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다는 설정과 맞물려 영화에서는 흥겹고 긴장감 넘치는 음악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귀에 익은 익숙한 리듬에 맞춰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하는 장면들은 통쾌함과 스릴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추격 장면이 많은 액션 영화답게 다양한 종류의 차가 나와서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는 재미가 더해질 거고, 도로를 넘나들며 경찰차를 따돌리는 장면을 보며, 항상 30-50의 속도에서 중앙선 잘 지키는 우리 모범시민들은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데보라(릴리 제임스)와 베이비(안셀 알고트)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너무 예뻐서 찜해뒀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는 영화였다. 안셀 알고트는 <안녕, 헤이즐>에서 감명 깊게 봤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추격신을 대역 없이 연기했다고 하는데 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릴리 제임스가 식당에 들어오며 Baby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정말 눈부시게 예뻤다. 존 햄이나 제이미 폭스 등 탄탄한 조연의 연기도 영화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음악영화는 음악을 아는 만큼 보이고, 추격신이 많은 영화도 차를 아는 만큼 보일 텐데, 에드거 라이트의 베이비 드라이버는 그냥 아무것도 몰라도 음악을 좋아하거나 차를 좋아하면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사진출처: 씨네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