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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린 - 저 별은 외로움의 얼굴
요즘 매일 같이 꿈을 꾼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제대로 되지 않는 그런 꿈들을. 등장인물들은 모두 나의 지인, 아마도 지인이었던 사람. 갑작스럽게 사라진 너. 나에게 행복한 일이 생기거든 ‘셰어 해피’ 해달라며 말하던 친구. 좋은 일이 아니더라도 슬픈 일이든, 괴로운 일이든 다 말하라고 하던 사람. 이 세상에 원래 없었던 사람인 것처럼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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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야, 요즘 내 꿈에 네가 참 많이 나와. 꿈에서 너를 보면 나는 항상 네게 잘 지냈냐고 묻고, 보고 싶었다고 말하다가 덜컥 울어버려. 그러면 네가 날 안아주면서 괜찮다고 달래줄 때면, 그럴 때면 나는 더 주체할 수없이 펑펑 울어버려. 정작 요즘 나는 눈물이 나지 않는 현실을 살고 있는데 꿈에서 나는 네 앞에서 내 모든 바다를 흘려.
무궁화야, 여전히 내 꿈에서 네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려. 난 꿈인지도 모르게 너에게 자꾸만 말을 걸고 요즘의 나의 이야기를 늘어놓곤 해. 꿈인지도 모르고 말이야. 작년 이맘때 너랑 거닐던 연남동을 기억해. 네가 찍어준 나를, 너를 찍어주던 나의 모습이 이토록 생생해. 곧 서울살이를 접고 내려간다던 너를, 아무런 연고 없이 올라온 서울에서 많이 외로웠던 너를 말이야. 네가 새로운 직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하여 축하해 주었던 내 모습도, 좋아하던 네 모습도.
차츰차츰 너의 흔적을 지우던 너를 내가 너무 늦게 알아버린 거야. 너는 분명 너의 흔적을 열심히 지우고 있었는데 내가 너무 늦어버린 거야. 나는 이제 너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어. 답이 돌아오지 않는 대화방에 이따금씩 긴 긴 메시지를 남겨.
벌써 겨울에서 여름이 되었어, 무궁화야. 너의 계절이야. 네가 활짝 피어나는 여름이야.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던 그 계절이 되었어. 그리고 여름은 너의 생일이 있는 달이기도 하잖아. 너의 생일에 축하를 하지 못하고 지났어. 너를 알게 되고 처음으로 너의 생일을 축하해 주지 못했네.
너무 더운 여름에 축 처진 건 아닌지, 힘든 일에 너무 아파하고 있지 않는지, 아니면 행복한 일이 왕왕 생겨서 자주 웃는 나날인지. 나는 네가 너무 보고 싶어. 너의 안부가 궁금해. 너의 사랑 이야기도. 모두 듣고 난 뒤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도 정말 많은데. 다시 닿을 우리를 위해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게.
언젠가 다시 닿을 우리 만남을 기약해. 우리의 인연을 기약해.
어디에 있든 마음 편히 행복하렴. 나의 마지막 여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