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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요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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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lia Nov 13. 2022

221113 요가일기

지난 금요일 수련에서 프라이머리 시리즈를 다 받았다. 지난 3월 요가를 시작한 이후로 늘 수련해오던 단계 하나를 이렇게 마무리했다.

요가 수련과 함께 시작한 요가 일기를 최근엔 거의 쓰지 않았다. 이에는 내가 게으른 탓이 가장 크지만, 겸손하게 수련하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꽤 거만하다는 것을 알아서, 이를 늘 경계한다. 그래서 겉멋이 든 말들과 얕은 깨달음들로 수련 과정을 포장하며 자만하고 싶지는 않았다.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매트에 서고 싶었고, 그런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다.
(그리고 사실 자랑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수련 중인 나는 한마리 뒤집힌 딱정벌레와 같다. 팔다리에 통제 불능한 자아가 생긴다면 이런 느낌일까?)

8개월 간의 수련에서 많은 바를 느꼈고 몸과 마음이 스스로 체감할만큼 변화했지만, 오늘은 이들을 수련일기에 남기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지금은 떠올리기만 해도 벅차는 이 마음들을 담담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가 되면, 초연하고 느긋한 자세로 하나씩 털어놓으려 한다. 그 때까지는 앞서 말한 겸손한 마음으로, 그저 꾸준히 수련하고 싶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수련을 쉬지 않은 나에게 진심어린 칭찬을 건넨다. 겸손하겠다고 주구장창 말했지만, 그래도 풀 프라이머리 수련자가 된 시점에서 이정도 칭찬은 받을만 하지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 8개월의 우여곡절을 함께해주신 선생님께 무한히 감사드린다. 매일 "다리가 안움직여요.",  "강아지 간식이 제법 맛있어보여요."와 같은 쓸모없는 소리나 하는 제자를 믿어주신 선생님께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그럼, 내일 오전에 있을 수련도 열심히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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