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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젤라또 Dec 21. 2024

타다아사나

beginner yogini로서 느끼는

요가 자세 중 '산' 자세 (=타다아사나 또는 타다사나*)라는 자세가 있다.

양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서서 몸을 산처럼 우뚝, 곧게 펴는 자세이다.

그냥 선다고 하면 매우 쉬울 것 같지만 생각보다 신경 쓸 것은 많다.

엉덩이가 오리엉덩이처럼 되지 않게 살펴 필요시 조금 넣어주고, 배가 앞으로 쏟아지지 않게 배에도 힘을 주어야 한다. 다행히 이전 필라테스 수업에서 골반의 전방경사가 되지 않도록 자세를 잡는 방법에 대해 강사님께 들은 적이 있어 골반과 배의 정렬에 대한 인지는 쉽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발의 세 균형점 (앞쪽 안쪽, 앞쪽 가쪽, 뒤쪽=뒤꿈치)에 동일하게 부하를 주고 딛는 것이 어렵다. 발의 어느 부위에 무게를 더 싣느냐에 따라 허벅지 근육 중 어느 부위에 느낌이 생기는지가 달라지는데, 해당 자극을 느끼고 인지하면서도 여전히 발의 세 꼭짓점에 모두 무게를 싣는 것이 어렵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균형이다.

사실 삶이라는 거창한 테마에서 중요하다기보다, 한낱 하나의 인간(=호모 사피엔스)으로서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는 데에 중요한 것이 균형이라고 함이 옳겠다.


내 일과 취미 생활, 휴식 간의 균형.

나를 돌보는 일과 가족을 돌보는 일, 그리고 그 외의 사람을 돌보거나 챙기는 데의 적절한 균형.

(최근 즐겨보는 연애 프로그램에는 애인에 대한 관심에 집중하지 못하고, 주변 다른 사람만 챙겨 그 균형을 지키지 못한 사례가 나오더라.)

돈, 옳은 일, 좋아하는 일에 대한 균형 있는 관심의 분배.


균형이 우리의 변변찮은 생활을 좀 더 윤택하게 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균형이 무너지면 조금씩 티가 나지 않게 (시나브로..) 생활에 균열이 생기고, 그 균열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일상이 무너진다.

(전공의 시절 하루하루 챙기지 않았던 끼니로 인해 서른 즈음 몸이 불편해지기 시작한 것. 전공의 시절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음으로 인해 서른에는 근육은 없고 지방만 가득한 ET형 인간이 된 것. 전공의 시절 잠을 규칙적으로 자지 않아 서른에는 생활리듬이 불규칙하고 시간 있을 때에 몰아자는 불건강형 인간이 된 것.)


조금씩 균형을 깨는 동안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그 균형 다 깨고 나니 균열이 생겨버려

이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고 있다.


아무튼, 오늘도 땅에 양 발을 딛고 타다아사나를 하며 균형에 대해 생각해 본다.

오늘은 균형 잡힌 생활을 했나.

오늘은 균형 잡힌 생각을 했나.



*아사나는 '자세'를 뜻한다. 타다가 '산'이기 때문에 타다아사나 = 산 자세, 다와 아를 연음처리하면 "타다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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