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버스에 올블랙차림의 여자가 서 있다. 몇 정거장 지나는 동안 인터넷세상을 드나든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정이었던 자리에 온통 흰색으로 휘감은 여자가 서 있다.
까만 여자가 가고 하얀 여자가 왔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날이 풀리자 홍대에는 온 동네 젊은이들이 이 때다 싶어 우르르 몰려들었다. 무신사에는 머리가 분홍 여자와 민트색 머리를 한 여자가 한국어가 아닌 언어로 대화를 나눈다. 취향에 맞는 옷을 찾았을까? 사고 싶은 옷이 있었지만 거울 앞에서 가슴에 대보기만 하고 피팅룸엔 들어가진 않는다. 오늘은 지저분한 머리를 다듬으며 거금을 썼기 때문이다.
미용실 사장님이 다음번엔 파마로 가자고 한다. 층진 머리가 자라나면 그때 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뿌리가 성하지 않으면 쑥 뽑히기 마련이라, 심을 데를 다시 찾아볼 때가 왔다. 싱그러움을 지키기 위해서, 마르지 않도록, 양지바른 땅을 물색하러 간다.
갈색 여자가 갔고 연두빛 여자가 온다.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돌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