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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이피 Feb 12. 2023

브랜드가 전부다

갤럭시 S23 출시, 브랜딩과 마케팅의 괴리

오랜만에 글을 쓴다. 그동안 나름 바빴고 왠지 글을 쓰려할수록 무거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브랜딩과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고 더 깊숙하게 들어갈수록 혼란스러운 기간이었다. 답이 없다는 게 유일한 진리 같았다. 

와중에 깨달은 바는 있었다. '브랜드를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다. 최첨단 기술과 멋진 디자인, 엄청난 마케팅 예산을 사용해도 브랜드가 사랑받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성공할 확률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마케팅에 정답이 있다거나 특정 프로세스를 따라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


최근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23이 세상에 나오면서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어딜 가나 갤럭시가 보인다. 앱을 켜도 갤럭시의 광고가 나오고, TV를 틀어놔도 갤럭시, 길을 걷다가도 갤럭시, 마트에 가도 갤럭시가 눈에 걸린다. 핸드폰 케이스를 구경하러 CASETIFY에 접속을 했더니 여기도 갤럭시가 메인이다. 심지어 길을 걷다가 너무나 눈에 띄어 그냥 지나치기 힘들었던 갤럭시 S23 팝업스토어도 구경했다.


마케터로서는 이렇게 많은 예산을 한 번에 쏟아부을 수 있는 '마케팅 블리츠'가 가능하다는 게 부럽기도 하다.

돈이 거의 무한에 가까우면 할 수 있는 마케팅 활동들을 구경할 수 있어 좋다. 마음속에 역시 삼성은 삼성이구나 싶다가도 그 감탄의 방향이 갤럭시의 브랜딩이 아닌 예산의 규모라는 걸 깨닫는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브랜드에 생각해 본다. 갤럭시는 이렇게 애를 쓰는데 아이폰은 도대체 뭐하고 있는거야? 아이폰은 애플스토어에 도도하게 진열되어 있다. 


너무나 강력한 경제제품과 상향평준화된 스펙으로 차별화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브랜드력이 약한 갤럭시가 우리나라 같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이제는 더 이상 힘을 쓰기 어려워 보인다. 플립같이 완전히 차별화된 제품이 아닌 이상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업셀링(Upselling)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 


갤럭시가 마케팅 예산을 이렇게 퍼부어도 아이폰 유저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브랜드의 힘이다. 갤럭시가 다시 한번 아이폰을 잡기 위해서는 신제품에 대해 마케팅뿐만 아니라 브랜딩에도 힘을 써야 한다(이미 충분히 그러고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쉽지는 않다). 어쩌면 갤럭시라는 브랜드를 버리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브랜드와 마케팅의 괴리를 많이 느끼고 있다. 이제는 마케팅을 넘어선 브랜드의 시대가 되었다. 정말 모르겠다. 예쁘고 똑똑하고 성격도 좋고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브랜드가 전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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