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싸이피 Sep 19. 2024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자동차를 사는 것의 이점

첫 차를 산 지 6년이 되었다. 새 차로 구매하여 함께 했던 내 차는 이제 늙었다. 나름 잘해준다고 해줬는데 이곳저곳 고장 나기 시작했다. 마음이 아프다. 내 통장도 아파한다. 그러나 차를 사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의외로 돈이 아니었다. 차를 살 돈으로, 차에 들어갈 비용을 활용하여 좀 더 투자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무거웠다. 최근까지도 말이다.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요즘의 나는 그렇다. 많은 것에 대한 생각이 변한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재테크에 진심이고 성장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젊은 나이에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은 대중교통이 잘 발달된 한국 사회에서 달갑지 않은 시선을 받는다. 특히 재테크에서 중요한 것이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는 것이라고 많은 매체를 통해 강조되면서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구매하는 사용자에게 죄책감을 준다. 또한 자동차를 사게 되면 확실히 걷는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자동차 구매는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짙지만 우리 삶에 다양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리고 싶다.  


1. 세상이 넓어진다

차를 갖게 되면 먼 거리를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이동 범위를 넓히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생활반경이 확장됨에 따라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접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우리의 시야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면서 우리의 세계관은 더욱 풍부해진다. 대중교통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고? 귀찮다.


2. 차에 있는 시간을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다

운전 시간은 단순히 목적지로 향하는 시간이 아니다. 이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의 경우 왔다 갔다 하는 시간에 오디오북을 듣거나 영어 공부를 하며 이 '어쩔 수 없는 시간'을 '성장을 위한 시간'으로 바꿔놨다. 차에 있는 시간 배운 지식을 통해 투자를 시작했고 이는 자동찻값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주었다. 그것도 훨씬 많이. 책상 앞에 앉아 하기에는 어려운 영어 스피킹 연습을 쉽게 해 준다.


3. 컨디션 관리를 통해 본업에 더 집중하게 해 준다

자동차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준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교통이 잘 발달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가 왜 필요하냐 하겠지만 우리나라처럼 날씨가 양 극단을 오가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더위와 추위에 빼앗기는 에너지를 절약하여 이를 본업에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날이 좋으면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것도 좋다.


4. 어른이 된다

자동차를 정기적으로 관리하고 예기치 못하게 발생한 문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책임감이 생기고 문제해결능력이 향상된다. 새 차를 사고 5년이 지난 후 이런저런 잔고장이 있었고 때로는 주행 중인 차가 도로 한가운데서 멈추는 아찔한 경험도 있었지만 결국엔 해결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제에 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인생에 발생하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간다는 것은 어느덧 어른이 되어간다는 의미다.


이밖에도 개인적으로 차를 구매함으로써 운동을 더 하게 되었다. 물론 출퇴근 시간에 덜 걸었을 수는 있지만 차를 이용하여 평소라면 가지 않았을 축구모임에 가거나 더운 날에도 편안하게 헬스장으로 가게 됨으로써 전반적인 체력향상에 도움을 주었다.

또한 지겨운 동네에서 벗어나 근처에 있는 다양한 공원에 가서 뛰기도 했으며 때로는 조금 부담스러운 거리에 있는 도서관에 가서 종일 책을 읽기도 했다. 내 세상 자체가 넓어진 것이다. 내가 볼 수 있는 것까지가 내가 사는 세상이다.


물론 차를 갖는다는 것의 비용은 만만치 않다. 구매비용 외에 매년 내야 하는 보험료, 검사비용, 각종 오일 교환, 타이어 교체, 연료값 등등.. 그러나 이는 감당 가능하다. 내 생활이 크게 변하지 않는 이상 단순한 욕심으로 차를 바꿀 생각은 없다. 그런 행위야 말로 내가 지양해야 할 주제를 넘어선 것이다.

차를 통해 돈을 벌 수는 없다. 그러나 더 나은 사람을 만들어 줄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니 혹시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개인적인 성향과 상황을 잘 고려했으면 좋겠다.



아 물론 나는 젊은 자녀에게 차를 사줄 생각은 없다.

작가의 이전글 제대로 사서 보유하라(100배 주식 불변의 법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