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에어 610편
2018년 10월 27일. 라이온에어의 737 MAX 8이 중국 텐진에서 인도네시아 마나도 공항으로 비행하고 있다. 등록번호 PK-LQP. 라이온 에어는 2000년 737-200 한 대를 임대해 출발한 신생 항공사다. 18년이 지난 2018년에는 누구도 무시 못할 동남아시아 하늘의 강자가 되었다. 창업자 루스디 키라나는 브라더 타자기 딜러로 사업을 시작해서 부를 축적한 신흥 재벌이다. 2011년 보잉과 737 MAX 230대 매매 MOU를 체결하는 자리.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박수를 받는 거물이 되었다. 타자기 판매상이 보잉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키라나 사장은 737 MAX를 도입하며 희망적인 미래를 이야기한다.
“737 MAX는 라이온 에어와 우리 고객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아시아에서 737 MAX를 운영하는 첫 항공사가 된다는 점이 매우 기쁩니다.”
동남아시아는 섬으로 분리된 지리적 특성이 있는 데다, 많은 인구로 인해 항공수요가 급성장하고 있었다. 라이온 에어는 성장의 중심에 있는 역동적인 항공사였다.
인수한 지 두 달도 안 된 737 MAX 등록번호 PK-LQP에 이상이 생긴다. 기장석의 속도계와 고도계가 문제다. 마나도 공항에 무사히 착륙해 정비사가 테스트한다. 마나도 공항에서 정비사가 테스트할 때는 정상으로 나온다. 항공사의 규정대로 정비하니 문제가 사라진다.
PK-LQP는 마나도, 덴파사르 구간을 비행하고, 다시 마나도로 돌아온다. 마나도로 돌아오는 비행하는 비행에서 또다시 기장석의 속도계와 고도계가 작동을 멈춘다.
SPEED TRIM FAIL / MACH TRIM FAIL. 두 가지 경고가 나온다. 마나도 공항에서 정비사가 재점검한다. 받음각 센서의 신호에 문제가 있다. 정비사가 회로 차단기를 초기화하자 정상으로 표시된다. 정비사는 회로를 청소하고 정비를 완료한다. 정비사가 회로 차단기를 초기화하자 정상으로 표시된다. 수리가 된 것일까.
다음 날, 2018년 10월 28일. 다시 마나도, 덴파사르 구간을 비행한다. 또다시 기장석 속도계와 고도계가 먹통이 되었다. SPEED TRIM FAIL / MACH TRIM FAIL. 두 가지 경고가 뜬다. 전날과 똑같은 경고다. 이번에는 이륙 도중 오토쓰로틀이 꺼지기까지 한다. 덴파사르에 도착해 회로 차단기를 초기화하자 오류는 사라진다. 같은 오류가 이틀간 3회 발생했으니 대대적인 정비가 요구된다. 정비팀은 12시간 동안 기장석 받음각 센서를 교체한다. 문제가 해결된 것일까.
받음각 센서는 기수 부분에 장착된 날개처럼 생긴 계측기다. 기류에 따라 풍향계처럼 회전하며 바람 속을 어떤 각도로 비행하는지 측정한다.
측정값은 리졸버 회로를 통해 전기 신호로 바뀌어 컴퓨터에 입력된다. 리졸버의 신호 보정이 잘못되어 21도 오차가 나고 있었다. 정비팀은 센서의 문제만 확인할 뿐, 리졸버의 문제는 발견하지 못했다.
정비를 마친 PK-LQP는 다시 덴파사르에서 자카르타 구간 운항에 나선다. 이내 실속 경고가 나온다. 고도 400피트를 지나자 지시 속도 불일치 경고가 뜬다. 기장은 부기장에게 조종간을 인계한 후 메모리 아이템, 속도계 불일치 절차를 진행한다. 속도계와 고도계는 기장석, 부기장석, 비상용 세 개가 설치되어 있다. 비교 결과 기장석의 계기가 오동작한다.
기장은 플랩을 접고 상승을 이어간다. 그러자 꼬리 날개의 수평안정판이 기수를 내리는 동작을 한다. 항공기의 상승과 하강은 꼬리날개 수평안정판 Horizontal Stabilizer의 조종으로 이루어진다. 상승과 하강 상황에 맞추어야 하고, 줄어드는 연료로 인해 무vv게 중심이 계속 바뀌니 수평안정판은 계속해서 제어되어야 한다.
조종사는 트림휠을 돌려 수평안정판의 각도를 바꾼다. 이륙 중에는 스탭 트림을 내려 기수를 든다. 부기장이 트림휠을 조종해 기수를 드니, 비행 컴퓨터가 기수를 내려버린다. 기체의 속도가 올라가니 트림휠이 점점 무거워진다. 기수를 올리고 손을 떼자마자, 기수가 내려간다. 어느새 비행 컴퓨터와 싸우고 있다. 부기장은 끝내 손을 든다.
“너무 무겁습니다.”
“팬 팬.”
조종사들은 이해할 수 없는 문제가 당혹스럽지만, 제삼자의 시선에는 다른 것이 보인다. 점프싯 좌석에서 힘겨운 싸움을 지켜보던 비번 기장이 말한다.
“Stab trim을 Cut out하면 어떨까요.”
트림 기능을 아예 꺼버리고 수동 제어를 하자는 제안이다. 스탭 트림을 끄자 기수가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다. 뒤에서 바라보니 트림휠의 움직임이 너무나 이상했다. 기장이 다시 작동시키니 기수가 다시 내려온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가늠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수동 비행으로 목적지를 향해 비행한다. 실속을 알리는 스틱셰이커가 계속 진동하는 와중에 트림휠을 계속 돌려야 했다. 수카르노 하타 공항에 착륙해 정비를 받는 것으로 싸움의 전초전은 끝이 났다.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다.”
“토하는 승객도 있었습니다.”
기장은 로그북에 고도계 문제, 속도계 문제, 조종간 유압 문제를 모두 적었다. 그러나 받음각 센서의 문제를 짚어내지는 못했다. 정비팀은 비행 중 경고 메시지가 나온 부분만 매뉴얼대로 정비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니 다음날 똑같은 문제가 예약되어 있다.
다음 날. 2018년 10월 29일. 등록번호 PK-LQP는 LNI210편으로 편성되어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서 팡칼 피낭 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승객 181명, 승무원 8명이 탑승했다. 이탈리아인 승객 1명과 인도인 기장만 빼고 모두 인도네시아인이다.
기장 31세. 인도인. 2016년 7월 28일 보잉 737기 면장을 땄다. 총 비행시간 6,028시간. 737 비행기간 5,176시간. 기장의 어머니는 에어 인디아에서 오래 근무했고, 여동생 또한 조종사를 준비하는 항공에 익숙한 집안이다. 1년 반 전 회계사 아내와 결혼해, 이제는 고향 델리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면접을 본 인도 항공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니, 미국 항공 유학부터 시작한 기나긴 객지 생활이 이제 끝나간다. 아침에는 감기에 걸려 연신 기침을 하고 있다. 비행 준비 중 15번의 기침 소리가 녹음된다.
부기장 41세. 인도네시아인. 1997년 5월 보잉 737기 면장을 땄다. 총 비행시간 5,174시간. 보잉 737 비행시간 4,286시간. 부기장도 오늘 아침에는 운이 없다. 이 항공편은 부기장의 원래 일정이 아니다. 한 시간 전 새벽 4시에는 곤히 자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 전화로 잠이 깨었다. 급히 불려 왔다는 부기장의 말에 기장도 감기에 걸린 것을 알린다. 둘 모두에게 운수 나쁜 하루가 시작된다.
객석에 탑승한 회사 정비사가 조종석에 인사를 하러 왔다.
“737 MAX 정비 면허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항공기 정비 출고 권한도 없었죠.”
정비사는 737 MAX의 정비면허가 아직 없다. 객실 승무원이 기내 승객수를 알린다. 181명. 승무원 8명을 더해 모두 189명이다. 이동 점검 절차를 진행할 때의 트림 수치는 6.6 유닛. 이륙할 활주로는 25L 활주로. 조종사들은 이륙 전 점검절차를 진행한다. 어떤 이상도 발견하지 못한다. 지난 이틀간 곤란을 겪었던 다른 조종사들도 이륙 전 점검 때는 이상을 발하지 못했다.
이륙 후에는 표준계기출항절차 ABASA 1C7을 따라간다. 이륙 후 248도로 진행하다 고도 3000피트에서 좌선회, BUNGA, RATIH, LARAS, TOMBO, ABASA를 지난다.
“25L 활주로에서 이륙 허가합니다.”
“25L 활주로에서 이륙 허가받았습니다.”
TO/GA. 이륙추력으로 올려 활주를 시작한다. 기장석과 부기장석의 지시속도가 차이 난다. 기장석 140노트. 부기장석 143노트.
“상승”
실속 경고를 알리는 스틱셰이커가 작동한다. 어제와 동일한 문제다. 기장은 기체 이상을 깨닫는다. 이륙 설정 문제를 알리는 에러 메시지가 뜬다.
“Takeoff config 경고가 떴습니다.”
“기체에 문제가 있습니다.”
“오토브레이크 해제합니다.”
“지시 속도 불일치.”
기장석 164노트, 부기장석 173노트. 속도 차이가 점점 크게 벌어진다.
“상승 중”
“기어 올리세요.”
“기어 올립니다.”
랜딩기어가 올라간다.
“회항하시겠습니까?”
부기장은 회항할 것인가 묻는다. 기장은 바로 답하지 않는다.
“LNI610편. 출항 관제에 연락하십시오.”
“출항 관제에 연락하겠습니다.”
“고도 불일치 경고.”
기장석 고도가 340피트일 때 부기장석의 고도는 570피트.
“고도 불일치.”
“LNI610편, 레이더에 확인되었습니다.”
“27000피트로 상승해 유지하십시오.”
레이더에서 LNI610편을 확인한 관제사는 27000피트로 상승 지시한다.
“레이더에는 저희 고도가 얼마로 나옵니까?”
“고도 900피트입니다.”
레이더 900피트. 기장석 고도계 790피트. 부기장석 고도계 1040피트.
어느 수치가 맞을까.
“속도계 불일치 메모리 아이템 진행하세요.”
이럴 때 수행하는 것이 속도계 불일치 메모리 아이템.
항공기 조작 불능, 기체, 시스템 손상으로 안전한 비행을 이어갈 수 없을 때 체크리스트 참조는 실용적이지 않다. 비정규적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메모리 아이템을 수행한다.
부기장은 바로 대답하지 못한다.
“고도를 얼마나 요청할까요.”
좌선회를 시작할 때의 고도는 기장석 1310피트, 부기장석 1540피트.
“예, 요청하세요.”
“다운윈드로 들어가시죠.”
“아뇨, 홀딩 요청하세요.”
기체를 안정시킬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상황에 맞는 홀딩 포인트 요청합니다.”
“이유를 알려주십시오.”
“조종에 문제가 있습니다.”
“플랩을 올립시다.”
“그렇게 하세요.”
“Feel Differential 경고.”
플랩 5에서 플랩 1으로 바뀐다. 기장이 조종간을 인계받는다.
“바라는 고도가 있습니까?”
“플랩을 올릴까요?”
“고도 5000피트 요청합니다.”
“5000피트로 상승해 유지하시고 050방향으로 좌선회 하십시오.”
“오케이. 플랩 1로 올리세요.”
선회각 경고가 나온다. 좌선회 각도가 35도까지 기울어졌다.
“고도 5000피트 요청합니다.”
플랩이 접혔다. 플랩이 모두 접히면 트림이 자동화된다. 10초간 트림이 6.1 유닛에서 3.8 유닛으로 줄어들면서 기수가 급격히 내려간다.
잠시 뒤 4.7 유닛으로 증가. 분당 하강속도 3570피트로 급강하. 트림은 4.4 유닛. 다시 플랩 1. 기장석의 실속 경고 장치가 멎었다. 기장석 계기는 기수가 18도 들려있다고 표시되고, 부기장석 계기는 -3도로 내려가 있다고 표시된다. 무엇을 믿어야 하나.
“레이더에 표시된 속도를 다시 알려주십시오.”
“322노트입니다.”
레이더 322노트. 기장석 306노트. 부기장석 318노트. 플랩이 5로 내려갔다. 조종사들은 말할 여유가 없다. 기장은 트림휠을 4.8 유닛으로 돌린다. 기장석의 실속 경보 장치가 재작동한다. 상승률 분당 1500피트. 피치각 3도.
“메모리 아이템.”
“메모리 아이템 수행하세요.”
부기장이 메모리 아이템을 수행한다.
“Feel differential 이미 수행.”
“오토 브레이크, 엔진 점화 스위치 해제.”
“메모리 아이템은 이게 전부입니다.”
기장 “확인”
자동트림시스템이 작동된다.
부기장 “조종하시겠습니까?”
기장 “네.”
부기장은 긴급참조교범을 읽기 위해 기장에게 조종간을 넘긴다. 급히 종이 넘기는 소리가 들린다. 관련 내용을 찾기가 쉽지 않다. 기수를 내리는 방향으로 트림휠이 계속 돌아간다.
부기장 “조종간 유압이 낮을 때.”
기장석 고도 4110피트. 부기장 쪽 고도 4360피트. 자동 트림이 작동한다.
부기장 “교범 9항 8 항목”
기장은 트림휠을 멈추고 원래대로 돌린다.
부기장 “유압 차이 발생 시.”
앞으로 서른 번도 넘게 같은 일이 반복된다.
부기장 “어느 걸 할까요.”
기장 “아뇨, 그거 말고요.”
기장 “속도계 불일치 항목.”
부기장 “뭐라고요.”
기장 “속도계 불일치 항목 수행하세요.”
부기장 “속도계 불일치 항목 수행하겠습니다. 잠시만요.”
기장석 고도 4900피트, 부기장석 고도 5200피트. 상승률 분당 1600피트.
부기장은 속도계 불일치 항목을 쉽게 찾지 못한다.
부기장 “어디에 있지”
기장석 고도 5310피트. 부기장석 고도 5570피트. 상승률 분당 460피트.
부기장 “속도계 불일치가…”
부기장이 급히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가 조종석에 울린다.
부기장 “속도계 불일치, 속도계 불일치.”
평소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급박한 상황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관제사는 라이온 에어 610편에 조종 문제가 있다고 표시한다. 플랩이 5에서 1로 변경되었지만, 조종사들은 플랩에 대해 이야기할 정신이 없다. 침묵 가운데 책장 넘기는 소리만 울릴 뿐이다. 기수가 내려가고 기장이 트림휠을 돌려 기수를 다시 올린다.
관제“350방향으로 좌선회, 5000피트 유지하십시오.”
부기장 “350방향으로 좌선회. 5000피트 유지합니다.”
부기장 “ 350 방향.”
부기장 “여기 찾았습니다.”
플랩이 다시 올라갔다.
부기장 “10항 첫 번째.”
부기장이 “Airspeed unreliable”항목을 찾았다.
부기장 “지시속도, 마하 속도를 신뢰하기 어려울 때 수행할 것.”
찾는데 1분이 걸렸다.
부기장 “신뢰할 수 있는 속도를 확인하기 위해 수행할 것.”
부기장 “비행속도를 신뢰할 수 없어도 다음 속도표를 이용해 비행을 이어갈 수 있다.”
부기장 “오토파일럿이 작동 중이면 해제할 것.”
부기장 “이미 해제했습니다.”
부기장 “자동 추력이 작동 중이면 해제할 것.”
비행컴퓨터가 기수를 내리자 기장이 6초간 트림휠을 굴려 다시 올린다. 6.19 유닛.
비행컴퓨터가 6초간 4.67 유닛으로 내려버린다.
기장 “해제되었음.”
기장은 7초간 트림휠을 돌려 6.27 유닛으로 올린다.
부기장 “비행지시기 스위치 모두 해제.”
기장 “해제.”
부기장 “기어를 올리고, 피치 자세와 추력을 다음에 맞춰 설정.”
부기장 “플랩을 4도로 올리고,”
부기장 “N1은 75%로.”
기장 “네.”
비행컴퓨터가 기수를 내리고 기장이 다시 올린다. 트림 5.59 유닛.
부기장 “75%”
기장 “네.”
부기장 “이미 75%로 맞췄습니다.”
기장 “네.”
부기장 “다음 항목은 신뢰성.”
비행컴퓨터가 4초가 기수를 내리고 기장이 다시 올린다. 피치 트림 5.6 유닛.
부기장 “자세계, N1, 지상 속도, 전파 고도.”
기장 “확인.”
부기장 “ 실속 경고 스틱 셰이커.”
부기장 “과속 경고, 대기 속도 저속 경고음이 잘못 울릴 수 있음.”
비행컴퓨터가 3초간 기수를 내리고 기장이 3초간 다시 올린다. 트림 5 유닛.
항공기의 방향이 015방향을 향한다.
비행컴퓨터가 3초간 기수를 내리고 기장은 6초간 기수를 올린다. 트림은 5.83 유닛.
관제 “항공기가 있으니 070방향으로 우선회 하십시오.”
부기장 “비행경로 벡터 및 피치 고도 표시기를 신뢰할 수 없을 수 있음.”
부기장 “신뢰할 수 없는 비행 속도표 참조할 것.”
관제 “라이온항공 610편.”
부기장은 바로 대답할 여유가 없다.
부기장 “말씀하세요.”
관제 “라이온항공 610편. 090방향으로 우선회 하십시오.”
비행컴퓨터가 기수를 내린다.
부기장 “비행 성능 챕터에서는 피치, 자세와 쓰러스트 설정…”
관제 “070 방향으로 우선회 하십시오.”
부기장 “070방향으로 우선회.”
비행컴퓨터가 5초간 기수를 내리는 걸 기장이 막는다.
부기장 “트림과 수평 안정타 조작은 기장, 부기장이 교차 검증한다.”
부기장 “대기속도 지시계를 계속 확인한다.”
기장 “확인”
부기장 “280, 280노트”
비행컴퓨터는 4초간 기수를 낮추고 기장은 4초간 들어 올린다.
부기장 “속도표보다 차이가 더 클 때는…”
부기장 “20노트 또는 0.03 마하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신뢰할 수 없음.”
기장 “네.”
부기장 “비행 중 성능 챕터 진행합니까?”
비행컴퓨터가 7초간 기수를 낮추고 기장이 다시 올린다. 트림은 5.7에서 5.3 유닛으로 내려온다.
기장 “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조종석에서 인터폰으로 객실을 호출한다.
승무원“기장님. 여보세요.”
기장 “엔지니어를 불러달라고 해요”
부기장 “엔지니어를 불러주세요.”
전날 승객처럼 객석의 정비사도 롤러코스터 같은 오르내림에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관제 “인근에 비행 중인 항공기가 있습니다.”
부기장 “알겠습니다.”
비행컴퓨터가 1초간 기수를 내리고, 조종사는 3초간 들어 올린다. 트림 5.4 유닛.
비행컴퓨터가 다시 4초간 기수를 내린다.
정비사가 인터폰을 받는다.
기장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관제 “050 방향으로 좌선회 고도 5000피트로 비행하십시오.”
부기장 “050방향으로 좌선회. 고도 5000피트.”
비행컴퓨터가 4초간 기수를 내리고 기장이 6초간 되돌린다. 트림 5.7 유닛.
부기장은 정비사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부기장 “오케이. 기어는 올렸고, 고도 5000피트…”
비행컴퓨터가 6초간 기수를 끌어내리고 기장이 5초간 올린다. 트림 5 유닛.
비행컴퓨터가 7초간 기수를 내리고 기장이 3초간 막아본다.
기장석 고도계 4770피트. 부기장석 고도계 5220피트.
부기장 “거기에…”
기장이 6초간 기수를 올린다. 트림 5.4 유닛.
부기장 “상승하세요.”
부기장 “공조기 껐고, 하강 계획 파악”
관제 “라이온 항공 610편. 현재 강하중입니다.”
레이더에 급격한 고도강하가 표시된다.
비행컴퓨터가 4초간 기수를 내리고 기장이 7초간 올린다. 트림 5.6 유닛.
기장 “문제가 있다고 하세요”
부기장 “조종에 문제가 있어 수동 조종중입니다.”
관제 “050방향 유지하고, 주파수 125.45로 접근관제로 교신하십시오.”
부기장이 접근관제사에게 조종 문제를 알린다.
비행컴퓨터가 6초간 기수를 내리고 기장은 3초간 돌려놓는다. 트림 4.5 유닛.
관제 “25L 활주로를 쓰게 될 겁니다. 070 방향으로 비행하십시오.”
부기장 “25L 활주로 예정. 070 방향.”
비행컴퓨터가 2초간 기수를 내리고 조종사는 6초간 올린다. 트림 5.1 유닛.
비행컴퓨터가 6초간 기수를 내리고 조종사는 9초간 올린다. 트림 5.5 유닛.
부기장 “긴급교범 1항 7번째입니다.”
기장 “네.”
부기장 “62.3톤. 기체 중량 62.3톤. 5천 피트까지 속도 유지.”
비행컴퓨터가 5초간 작동하고 기장이 3초간 올린다. 트림 4.8 유닛.
기장이 조종간을 인계한다.
부기장 “조종간 인수했습니다.”
기장 “기상 때문에 ESALA8로 진행합니다. ”
부기장은 트림휠을 조작하며 깜짝 놀란다.
부기장 “앗”
관제 “허가합니다.”
부기장 “너무 무거운데…”
트림휠이 무거워졌다. 속도가 빨라지면 트림휠도 무거워진다.
비행컴퓨터는 8초간 5.4 유닛에서 3.4 유닛으로 기수를 급격히 낮춘다.
관제 “제한 없이 하강하십시오.”
트림휠은 점점 무거워진다. 비행컴퓨터가 3초간 작동해 2.9 유닛으로 기수를 낮춘다. 걸린 힘은 30kg가량. 부기장은 트림휠을 3초간 돌려 3.4 유닛으로 올린다.
기장 “주변에 항공기가 있으니 3000피트 위는 피해 갑니다.”
관제 “바라는 고도가 있습니까?”
비행컴퓨터가 8초간 작동한다. 트림은 1.3 유닛까지 내려간다. 조종간에 걸린 힘이 32kg이다.
기장 “오천…”
부기장이 버텨보지만 트림휠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부기장 “기체가 강하합니다!”
부기장이 외친다. 강하율 분당 1920피트.
기장 “아직은 괜찮아요.”
과속 경고가 울린다.
부기장 “상승해야 합니다.”
이제 트림휠에 걸린 힘은 42.2킬로그램.
부기장이 막아보지만 사람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태다. 하강률은 분당 10000피트에 이른다.
관제 “라이온 항공 610편.”
관제사의 부름에 응답이 없다.
탑승자 189명 전원이 사망하였다. 진흙에 파묻힌 블랙박스가 힘들게 발견되었다. 사고 조사 초기에는 디자인 결함, 관리 실수를 주요 원인으로, 기여 원인으로 조종사 실수와 유지보수 실수가 거론되었다.
보잉의 미온적인 태도에 분노한 키라나 회장이 MAX 전량 취소를 검토하자 보잉 주가 급락한다.
“우리 항공사와 나라를 제3세계 취급합니다.”
“나를 돼지 저금통으로 보고 우습게 봅니다.”
2019년 737 MAX의 후속 사고가 발생하자 보잉은 제조사 책임을 인정한다. 비행컴퓨터의 소프트웨어와 조종사 훈련방식이 전면 수정되었다.
2021년 12월 인도네시아는 737 MAX기종의 운항을 다시 허용하기로 한다. 라이온 항공은 보잉과의 구매 계약을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