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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씨 Oct 23. 2016

아빠의 말씀

다솜 방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라고 물으면 난 항상 아빠라고 외쳤다. 나에게 아빠는 항상 내 의견을 들어주고 필요할 때 명언을 툭툭 던지며 응원해주는 멋진 사람이다.


요즘 부쩍 내가 그동안 아빠에게 큰 영향을 받았고, 아빠에게 많은 의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힘든 일이 있으면 아빠한테 먼저 전화해서 얘기를 하고, 결정해야할 일이 있을 때에 아빠한테 먼저 의견을 물어보는 철부지 딸내미다.


오늘따라 아빠가 더 보고싶고, 지금까지 아빠가 해준 이야기들을 잊지 않기 위해, 가장 생각나는 아빠의 말씀들을 몇개 적어본다.


1.   최고가 되기 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자
아빠가 아가때부터 내 방에 걸어 둔 (아빠가 직접 돌에 새긴) 문구이다.  항상 있던 문구라 인식을 못하고 있었는데, 대학생이 되고 생각해보니 문득 이 문장이 자연스럽게 나의 가치관으로 들어와 있음을 깨달았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최고’라는 것에 미련을 두지 않는 사람이 된 것이 정말이지 좋다.

2.   진정한 레전드
선배 중에 방송국일도 잘하고, 과탑도 하는 언니를 보며 나도 이런 레전드가 되고 싶다고 아빠한테 말한 적이 있다. 아빠는 허허 웃으면서 “그런 게 레전드가 아니야. 그냥 방송국에서 일을 할 때 아 이건 다솜언니가 잘하는데, 아 이건 다솜이가 잘해 처럼 후배, 동기, 선배들이 인정하고 찾는 사람이 레전드인거지” 라고 했다.

3.   재밌게 일해, 하고 싶은 일 하잖아.
잠깐 서울에 올라온 아빠에게 그동안 회사에서 힘들었던 일들을 몽땅 털어놓았는데 아빠는 그저 묵묵히 내 한탄을 듣기만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직전 아빠는 “다솜아 하고 싶은 일이잖아, 그냥 재밌게 해 ” 라고 웃으며 배웅을 해주는데 버스를 타자 마자 눈물이 가득 찼다. 오랜만에 본 건데 너무 힘든 모습만 보여드린 죄송함과 앞으로는 일을 즐겁게 하는 모습도 보여드려야 겠다는 다짐이 섞여 한참을 울었다.  

4.   그동안 열심히 했잖아, 그럼 됐다!
공모전 최종 발표 전날, 지금까지 정말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내일 좋은 결과가 없으면 어떡하지 하며 불안해할 때 아빠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 팀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내일 결과가 안좋으면 팀원들도 너무 속상해 할 것 같고, 너무 힘들 것 같아, 우리 진짜 상 받아야 되는데..찡얼찡얼…” 한참을 듣고있던 아빠는 딱 한마디를 했고, 나는 이 한마디를 지금까지도 중요한 일 전날에 꼭 떠올린다.
“그동안 열심히 했잖아, 그럼 됐다. 잘했어”   

5.   원래 윗자리가 추운 거야
방송국 실무국장 시절, 그날 따라 선배에게 호되게 혼나고, 방송사고도 나고, 후배들은 방송국을 나간다고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밤 9시였고, 부스실에 혼자 앉아 이게 무슨 일인가 벙쪄 있었다. 그때 갑자기 아빠에게 전화가 왔고, 아빠 목소리를 듣자 마자 서러움에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오늘의 일들을 토해냈다. 언제나 그렇 듯 아빠는 허허 웃으면서 “다솜아 원래 윗자리가 추운 거야. 국장이잖아, 잘 견뎌야지” 새삼 아빠가, 이런 것을 몸소 부딪치며 깨달았을 아빠가 더욱 위대하게 느껴졌다.


보고싶다, 우리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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