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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천 Feb 20. 2022

암을 쉽게 예방하는 법

화학적 발암물질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2021년 암의 주요 원인은 담배 30%, 음식 30%, 만성감염 10~25%이라고 발표하였다. 이는 깨끗한 공기를 들이쉬고 정갈한 음식만 먹어도 최소한 암의 60% 이상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입과 코를 통해 빈번하게 노출될 수 있화학적 발암물질을 중심으로, 이들의 분포와 작용기전을 이해함으로써 쉽게 암을 예방하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화학물질에 의한 암 발생(chemical carcinogenesis) 기전


화학적 발암물질에 의한 암 발생은 오랫동안 다음과 같이 여러 단계를 거친다(다단계 설: multistep theory).


i) 착수기: 타르를 피부에 바르면 세포의 형태는 정상으로 보이지만 DNA에 손상을 일으키는 단계를 말한다.

ii) 촉진기: 피부의 각질이 두꺼워지거나 사마귀(유두종) 같은 돌출물이 생기며, 현미경적으로 세포의 모양이나 조직구조가 변한다(이형성; dysplasia). 이 단계까지는 원인물질에 계속 노출되지만 않으면 원상 복구될 수 있는 가역성 변화이다.

iii) 암 발생기: 암세포가 출현하며 원상 복구될 수 없는 불가역성 변화이다.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발암물질에 수많은 반복 노출이 필요하다. 이때 반드시 같은 종류의 발암물질일 필요는 없으며, 착수기에는 송진이나 파두 기름(croton oil) 같은 보조 발암물질(co-carcinogen; 단독으로는 암을 일으킬 수 없음)만 작용해도 촉진기로 이행할 수 있다. 암세포가 완성되는 대는 보통 수년이 소요되며, 실험적으로 쥐에서는 몇 달이면 암을 일으킬 수 있다.


화학적 발암물질(chemical carcinogens)


1775년 정형외과의사인 퍼시벌 팟 Percival Pott이 굴뚝 청소부에서 음낭암(후에 편평상피암으로 판명됨)이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약 200년이 지난 후 타르에 함유된 벤조피렌이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화학적 발암물질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생활 주변 환경에서 게 노출될 수 있는 화학적 발암물질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벤조피렌

일상생활에서 가장 노출되기 쉬운 발암물질이다. 숯불에 검게 태우거나 훈제한 육류나 생선, 담배연기, 배기가스, 굴뚝의 그을음과 연기, 고온 처리한 참기름, 콜타르 등에 함유되어 있다.

기름은 섭씨 200도가 넘으면 벤조피렌과 아크릴아마이드 등 발암물질이 생긴다. 한 번 사용한 튀김기름은 조금 아깝더라도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좋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주부가 폐암에 걸리는 원인은 굽거나 튀김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연기 때문이라고 하니 요리할 때 반드시 환풍기를 트는 습관을 들이자.

태운 음식과 연기는 멀리할수록 좋다.


과산화지질

불포화지방산이 공기나 햇빛에 노출되어 산화되면 생성되는 발암물질인데 쥐포 같은 건어물이나 여러 번 사용한 튀김기름에 많이 함유된다.


질산염

햄, 소시지, 하몬(jamon)이 연한 붉은빛을 띠는 것은 질산염 때문이다. 질산염은 위내에서 음식물의 아민류와 결합하면 위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인 n-나이트로스아민을 생성하게 된다.

가공식품은 되도록 멀리하는 것이 좋다.

질산염은 질소비료를 많이 준 짙푸른 채소에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


아플라톡신

콩이나 곡류에 곰팡이(Aspergillus flavus)가 자랄 때 생산되는 곰팡이 독소이다. 특히 아플라톡신 B1은 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써 태운 생선보다 1만 배 강한 독성을 지닌다고 한다. 어떤 경우라도 곰팡이가 슨 음식은 먹어서는 안 되며, 눈에 보이는 오염 부위를 잘라내도 곰팡이 균사는 이미 전체에 퍼져있으므로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좋다.


다이옥신

1976년 이탈리아에서 화학공장 배출물에 함유된 다이옥신으로 인해 수많은 동물이 죽으면서 독성이 알려졌다. 제초제, 종이 펄프 표백공정의 부산물, 폐기물 소각과정에서 생성된다. 월남전에서 미군이 고엽제로 사용하였다.


흡연

담배에는 수십 가지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으면 어린아이들의 머리카락에서 니코틴이 검출된다고 한다.

금연하면 30% 암을 예방할 수 있다.


석면

2009년부터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농촌의 오래된 주택, 창고, 축사의 슬레이트 지붕과 학교 교실의 천장 텍스에 석면이 함유되어 있으며, 석면이 함유된 내장재를 사용한 건물들이 아직도 남아있다.

해체할 때는 반드시 석면처리 전문업체에 맡겨야 한다.


기타 노출되기 쉬운 발암물질


짜고, 뜨겁고, 매운 음식

젓갈이나 장아찌와 같이 소금에 절인 짠 음식은 위점막에 직접 손상을 입히고,  여기에 헬리코박타(H. pylori)균이 염증을 일으켜 위암을 유발한다. 한국인에게 위암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은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소금에 절인 짠 음식은 되도록 먹지 말자.

식도 이하 부위로 내려갈수록  상피층의 두께도 얇아지고, 피부의 각질층과 같은 보호막이 없어 상피세포가 바로 노출되기 때문에 자극에 매우 취약하다. 뜨거운 음식은 식도에 화상을 입힐 수 있으며, 짜고 매운 음식은 카달성 위염을 일으킨다. 이와 같은 만성 자극이 계속되면 식도암과 위암을 촉발하는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디. 

뜨거운 국물이나 커피는 적당히 식혀서 마시고 지나치게 매운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PM2.5)

1987년 멕시코시에서 수천 마리의 새가 미세먼지에 함유된 납,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에 중독되어 죽은 사건이 발생하였다. 미세먼지에는 중금속 외에도 질산염, 암모늄 이온, 황산염, 탄소화합물, 금속화합물이 들어 있으며,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은 2015~2019년 사이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뇌졸중, 폐암, 허혈성 심장질환을 일으켜 사망한 사람이 119,873명이라고 발표하였다.

환경부에서 제공하는 미세먼지 측정치를 수시로 살펴 바깥 활동 시에 참고하고, 집안에도 공기청정기를 비치하여 공기정화에 유의하자.


활성산소

암과 노화의 주범이며 호흡한 산소의 2~5%가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된다. 과격한 운동은 산소의 소비가 증가하는 만큼 활성산소가 많이 만들어진다. 직업적인 운동선수들은 항산화제의 추가적인 섭취가 필요하다.

음식물의 소화 과정에서도 활성산소가 발생하는데, 과식하는 만큼 더 많이 생성된다.


음주

최근 한 연구에서 유전적으로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어 술을 거의 마시지 않거나 전혀 안 마시는 사람의 경우 암에 걸릴 위험이 최대 31% 낮았다고 하였다(Oxford Population Health).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성된다. 한때 하루 1~2잔 정도의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으나, 최근에는 한 잔이라도 매일 술을 마시면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하며 절주를 권장하고 있다.


고사리

고사리가 많이 자라는 지역에서 식도암과 위암이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는 아마도 고사리에 함유된 발암물질인 프타퀼로사이드가 식수원을 오염시켰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사리는 삶은 후에 장시간 물에 담그면 독성이 거의 제거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주 즐겨 먹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이외에도 바이러스, 유전, 호르몬, 자외선 등을 비롯해 수많은 발암물질이 있으나 위에서 나열한 정도의 발암물질에만 노출되지 않도록 평소에 주의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만성질환을 예방한다면 암 예방에 거의 80%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유전인자를 가지고 태어난 일란성쌍둥이도 일상생활 습관에 따라 건강 상태와 수명이 확연하게 달라진다고 한다. 백 세를 살지 못하면 평소 관리를 잘하지 못한 본인 책임이라는 말도 있다. 바꿀 수 없는 운명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주어진 삶을 건강하게 누리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본인의 몫일 것이다. 



사진출처: 하버드 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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