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아 어디쯤이야?
올 듯 말 듯 자꾸 애간장을 태우니
그래서 설레이는 계절이 되었나 보다, 봄은
저마다의 꽃을 숨기고 있느라 나무들이 떨리고
덩달아 내 마음도 떨리고
불어오는 바람도 떨었지
그렇게 한껏 떨리고 나면
숨겨왔던 저마다의 꽃을 맘껏 피우겠지
자신의 향을 맘껏 뿜어내겠지
그러면 나는,
잔뜩 피어난 꽃들의 얘기를 듣고
꽃들의 얘기를 받아적느라 봄을 바쁘게 보낼 테지
꽃들을 찾느라 외로울 시간도 없을 테지
봄이 오면 살 것 같았고 그러다가
무심히 가는 뒷모습을 보면 주저앉아 울기도 했었지
나는 이토록,
한 계절을 지독히도 짝사랑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