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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아쉬움 가득한..

by 돌콩마음


가을을 기다렸다.

손꼽아 가을을 기다렸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었기에

더욱 간절히 가을이 오기를 기다렸다.


시원한 바람이 살갗을 스쳐 지나갈 무렵

나는 시리도록 푸른 높다란 하늘과

목덜미를 감싸 줄 포근한 햇살을

잔잔한 미소와 함께 상상하곤 했었다.


비가 내린다.

가을비가 내린다.

열흘 전에도

아흐레 전에도

여드레 전에도 내리던 가을비는

쉼을 잊었는지 하루도 쉬지 않고 하염없이 내린다.

여름 내내 우리가 흘린 땀방울만큼 내리고 나면 그제야 멈추려나.


점점 짧아져만 가는 가을이기에

눈 깜짝할 사이 겨울이 고개를 들이밀까 봐

비로 채워지는 이 가을날의 하루하루가

나는 그저 아쉽기만 하다.




사진: UnsplashRichard Fitzj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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