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Re플레이 리스트
2023년이 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봄이다. 핑크빛 기류가 물씬 풍기는 봄에 맞게 이번에는 사랑 노래를 담을까 한다. 뻔한 커플 사랑 노래보다는 솔로들을 위한 노래를 추천해 보려 한다.
솔로에도 여러 부류가 있다.
1. 짝사랑하는 그대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
2. 친구 이상을 원했다가 친구도 못 된 솔로
3. 사랑 따위 집어치워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
3월은 유난히 간질간질한 봄인 만큼, 짝사랑의 염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선곡했다.
이번의 Re플레이 리스트를 부적처럼 들으면서 고백에 성공하시길.
더 로즈(The Rose) - I don't know you
밴드임에도 보컬 2명, 코러스 2명으로 모든 멤버들이 노래를 불러 다채로운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김우성의 보컬은 고음 파트에서 목을 긁으면서 킬링포인트를 만들어 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준다. 잔잔해 보이는 멜로디는 밴드 사운드가 주는 공간감 있는 울림이 더해지면서 은근한 흥겨움을 품고 있다. 거기에 짝사랑의 상대를 알고 싶어 힐끔힐끔 쳐다보는 듯한 가사까지 첨가되니 듣는 재미가 가득하다.
짝사랑의 시작은 언제인가. 수많은 계기가 있었지만, 아마 '의미 부여'가 가장 많지 않을까. ‘대체 왜 나에게만 이 행동을..?’이라는 생각이 들다가, 점차 상대방이 신경 쓰이면서 시나브로 물들어 가는 짝사랑. 그 풋풋하면서도 귀여운 감성을 잘 그려냈다.
넌 말없이 눈웃음치며
가끔 건넨 말에
의미 부여를 해
Just want to know you
Do you want me
Like I just wanna know you girl
네 알 수 없는 미소가
날 궁금하게 만들어
(작사 : 더 로즈)
10CM - 그라데이션
권정열의 힘 빠진 듯한 간드러진 보컬, 리드미컬한 멜로디, 그리고 물감에 물 들어가는 듯한 가사가 삼위일체로 어우러져 간질간질함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짝사랑의 과도기. 짝사랑의 마음이 커지다 못해 터질 것 같이 부풀어 ‘이제는 고백해야겠다!’라고 다짐하는 순간이 온다. 그때만 볼 수 있는 찌질한 감성을 한 스푼 첨가해서 듣다 보면 없던 짝사랑도 생기는 느낌이다.
너는 번질수록 진해져 가고
나의 밤은 좀 더 길고 외롭지만
하루종일 떠오르는 너의 얼굴은
방을 가득 채워 무지개같이
달콤한 색감이 물들어 조금씩
정신을 차렸을 땐 알아볼 수도 없지
가득 찬 마음이 여물다 못해 터지고 있어
내일은 말을 걸어봐야지
(작사 : 10CM, 고영배)
DAY6(Even of day) - 있잖아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발매한 노래로 원곡은 <폴킴 - 있잖아>다. 그럼에도 리메이크곡을 선정한 이유는 편곡 때문이었다. 원곡은 청량한 보컬과 경쾌한 신스 멜로디로 인해 발랄한 고백이었다면, 데이식스는 절절한 보컬과 먹먹한 밴드 멜로디로 설레면서도 떨리는 고백 같이 느껴진다. 거기에 수줍은 고백 대사가 가득한 가사가 화룡점정을 찍는다.
짝사랑만 주구장창 하던 사람이 드디어! 고백한다. 고구마를 먹던 답답함이 사이다로 뻥 뚫리는 바로 그 순간. 고백하는 과정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낯간지럽고 쑥스럽기만 하다. 그럼에도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눌러 담아 전하는 모습이 공감되면서도 사랑스럽게 들린다.
궁금해 넌 어때 어서 대답해 봐
어떻게 생각해 지금 고백하는 거야
널 사랑한다고
가슴 벅차게 사랑하고 있다고
나 요즘에 너 때문에 괜찮지가 않아
지금 널 이대로 그냥 잃어버릴까봐
널 보던 내 눈도 널 떠올리며 웃고 있던 내 입술도
사랑이더라
(작사 : 서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