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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Dec 05. 2024

테니스 엘보가 말썽이지만

이 어디 한 군데 아픈 곳이 없이 살다가 테니스 엘보가 살짝 미세하게 아프고부터 적응하며 살아가는 훈련을 한다. 지난 8월 산행 후에 동영상 3개를 만들고 내 오른쪽 팔꿈치 테니스 엘보에 문제가 생겼다. 책상 위에 앉아서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로 만들었으면 괜찮았을 건데, 누운 자세로 핸드폰으로 오른쪽 검지 손가락을 움직여서 동영상을 만든 것이 말썽을 일으켰다. 팔을 사용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어쩌다 아주 미세하게 약간 따끔거리는 정도로 테니스 엘보 그 부위가 건드려질 때만 살짝 아팠다.


처음에 는 당황해서 한의원에 가서 이틀에 한 번씩 침을 맞았다. 한두 달 그러는 사이 조금 괜찮은가 싶을 때 또 산행을 하고 스틱을 짚으면서 그 자리에 다시 무리가 간 모양이다. 그 후 산행을 자제하고 여행으로 대체하면서 기다려도 잘 안 낫는다. 거의 5개월이 되어간다. 이제는 아프든가 말든가 그냥 불편함 없이 팔을 잘 사용하고 있다. 약간 따끔거리면, '그래 알았어. 그 부위가 건드려진 거지?' 그러고는 만다.


어떤 사람은 몸에 암세포를 지니고도 하나도 요동함 없이 일상생활을 그대로 하면서 살아가기도 한단다. 어떤 때 많이 아프면 조금 쉬어주고, 지나가면 아무 일 없었던 듯이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많이 아프면 그것도 쉽지 않겠다 싶다.


그렇지만 몸보다 마음이 더 문제이다. 마음이 평안하면 그는 이미 이 땅에서 천국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떠한 형편과 상황 가운데서도 마음에 가득한 평안을 누리며 찬송하며 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리 끌탕을 하면서 살아온 것 같지는 않다.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그러려니 했다. 늘 감사했다. 내게 이만큼의 고통과 아픔이 있는 것도 받아들이는 훈련을 하는 것이라 여겼다. 큰 손실을 입었을 때도 '물질에 너무 가치를  두지 말자' 생각했다. 관계의 어려움 속에서는 좋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더 잘해주며 살아왔다. 끝까지 내게 주어진 사람들을 사랑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테니스 엘보 말썽으로 인해 힘든 산행은 이제 자제하게 될 것 같다. 그 대신 스틱 짚는 일 없이 하는 여행이나 집 근처를 산책하는 정도로 운동을 바꾸어서 할 수 있겠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잘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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