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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곤잘레스 파파
Mar 27. 2022
[13] 배달, 21C 산업혁명
철저하게 분업화된 대량생산 시스템
일요일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집에서 해 먹기에도 귀찮고, 나가서 사 먹기에도 찝찝한
나른하게 침대에 누워 핸드폰 배달앱을 켜고
별점 리뷰를 검색하는 제일 애매한 시간!!
일주일 중 제일 많이 배달앱을 활용하는 끼니는
내겐 바로 "일요일 점심"이다.
그런데!!!
충격적인 현장을 목격했다...ㅠㅠ
사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들은 요식업 종사자들이다.
오락가락 거리두기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었고, 당장 생계를 유지하는 문제가 커
우후죽순 배달 앱을 활용하는 식당들이 늘었다.
그래서인지. 간혹 어떤 식당들은
간판을 서너 개씩 배달앱에 등록하기도 하고
아예 오프라인 매장을 없애는 매장도 생겨났다.
배달이 절대 싸지 않다!!
중국집과 치킨에 한정된 배달음식이
언제 이렇게 우후죽순 늘었을까?
그리고 배달비는 늘 음식에 포함된
"서비스 비용"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강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앱이 크게 성행하면서
배달비가 무시 못 할 정도로 인상됐다.
요즘 배달비 기본이 건당
3,500원~4,000원 수준.
이제 1인식은 배보다 배꼽이 클 수준이다.
늘어나는 배달 수요에 비싼 배달비에도
거래량은 줄어들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이용 시
배달비는 평균 6,000원에 육박해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나눠 부담한다니
플랫폼 기업만 독식하는 세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음식을 주문한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5조 6,847억 원으로
전년대비 48.2%가 늘었다고 한다.
물론, 비바람 무릅쓰고 배달해주시는
기사님들의 노고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제 제 돈 내고 배달앱을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큰 편도 있기에
요즘은 배달보다 포장을 종종 이용하는 편이다.
그리고 가능한 앱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가서
주문하면 차라리 플랫폼 수수료라도 줄일 수 있을듯해서.
그런데, 정말 웃긴 시스템은 이거다!
배달앱을 활용하지 않고 현장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하기 어려운 시스템으로 변했다.
식당에 직접 가서 음식을 주문하고 찾으려고 해도
현장에서 배달 앱으로 주문을 넣어달라고
요청하는 식당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충격받은 현장은.
분명 배달 앱에 나온 이름은
서울의 유명 브랜드 한식집이었는데
막상 앱에 나온 주소로 찾아가 보니
음식점은커녕 무슨 공장제 시스템으로
음식을 제작하고 있었던 것.
그동안 리뷰와 별점만 보고 생각 없이 배달을 해서인지
이런 문제의식을 가져본 적은 없지만.
식당 바깥으로 거대한 포장용기가 쌓여있고,
밖에서 주문한 메뉴 배달을 기다리는 기사님들은
담배를 태우고 계시고,
막상 포장을 기다리며 내부를 꼼꼼히 살펴봤는데
브랜드 이름만큼 정갈한 맛집의 풍경이 아니라
네 명 정도의 청년들이 일정하게 정해진 순서대로
양념, 조리, 포장을 분담하며 쏟아지는 주문을 감당하고 있었던 것.
스팸듬뿍, 삼겹듬뿍, 꽁치듬뿍 이런 메뉴들이
마치 공장처럼 찍어내는데
무려 10초마다 배달 건이 들어왔다.
내가 주문한 음식이 현장 포장되는 데에는
무려 5분 정도가 걸렸다.
기다릴까봐 빨리 해주신 건 있겠지만...
어떻게 이렇게 대량의 음식을 제조하는데
맛이 일정하게 통일되고 규격화되는지
21C의 산업혁명은 여기 있지 않아 생각된다.
충격적인 배달 산업혁명 말이다.
배달의 민족 옥외광고
충격적인 음식점의 모습을 보면서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을 하면서 숱하게 목격했던
비위생적인 식품 현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기본적인 먹거리일 텐데
저런 모습으로 음식들을 조리한다면
분명 식재료 보관이나 수급마저 문제가 있는 경우는
정말 흔하디 흔한 케이스라서...
이 음식점뿐만이 아닐 것이다.
배달 중심으로 운영되는 음식점들은
(물론 굉장히 깨끗하고 관리가 잘되는 집들도 있겠지만)
이런 위생적인 점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취약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플랫폼 기업은 앉아서 돈 버는 장사다.
플랫폼 앱 개발 및 관리비,
매장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컴포터블 서비스,
그리고 지속적인 홍보와 회원 인프라.
이게 그 플랫폼에 들어가는 비용 가치일 것이다.
그런데 플랫폼 사업이 대흥행을 거두자
이제 이 플랫폼으로 소바자와 자영업자를
이중으로 옥죄는 골치 아픈 원죄가 됐다.
배달비가 오르는 것도.
음식값이 오르는 것도.
메뉴와 음식점 수는 수없이 늘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오르는 수수료와 재료값으로
우리가 먹는 음식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점점 더
배달만으로 운영하는 점포의 수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모든 업종은 분업화될 것이다.
19C 산업혁명은
대량생산을 가져왔지만
인간의 소외를 낳았다.
21C 배달 혁명은
대량소비를 가져왔지만
결국 음식의 소외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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