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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곤잘레스 파파
Apr 09. 2022
귀하디 귀한 밥
파친코 명장면 리뷰 <1>
어머니의 마지막 밥상 (출처 : 파친코 4화)
"오늘은 쌀 사러 왔십니더.
마이도 필요 없고 두 홉이면 됩니더"
"쌀은 아무한테나 못 파는 거 알제?
일본 관리가 와서 검사하는데 그 여 사는
일본 사람한테 팔기 모자르믄 내가 큰 일난다 안 카나"
"딸내미가 오늘 시집을 갔십니더"
"선자가? 참 말이가? 와 인자 이바구하노?
인자 한 시름 놓겄네"
"좋은 남자 만났십니더. 마 하늘이 도우셨지예"
"그라모. 오늘 아침에 기장쌀이 쪼매 들어왔는데
이거라도 가가라. 보리 값만 받고 내줄게"
"우리 딸내미
쪼매 있다가 신랑 따라 일본 갑니더
지가 짜달시리 뭐를 해 줄 형편은 못 되고
우리 땅 쌀 맛이라도 뵈 주고 싶습니더
그거라도 멕이가 보내고 싶어예"
오늘은 쌀 사러 왔십니더
"세 홉이데이"
"고맙십니더"
"선자 어매도 먹음서
설움, 쪼매 삼키라이"
딸의 결혼식 날
일본으로 떠나는 딸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게
이 땅에서 나는 쌀로 직접 밥을 지어
한 끼라도 제대로 먹이고 보내고 싶었던 어머니
조선인들에겐 쌀 한 홉조차도
엄격하게 금지됐던 일제 식민지 시대
안 될 걸 알면서도
어머니는 귀한 우리 쌀 두 홉을 부탁했고,
이 사정을 들은 쌀 가게 주인은
위험을 무릅쓰고
쌀 세 홉을 내주며 당부했다.
"선자 어매도 먹음서, 설움 쪼매 삼키래이"
지금이야 그깟 쌀 한 그릇이 뭐라고
유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땅에서 나는 우리 쌀조차 먹기 어려웠던
암울한 시기였기에
저 쌀밥 한
그릇은
정말 귀하디 귀한 밥이었다.
일본의 볍씨와 도정기술을 입혀
조선의 농토를 메운
자포니카
십분
도 백미는
조선에 사는 일본인들과
전방과
오사카로
곳곳에 보내져
정작 이 땅에 사는 민족들에겐
허락되지 않았던 맛이었다.
의도치 않게
쌀에 한맺힌 설움의 역사였다.
형용할 수 없는 어머니의 사랑
더할 나위 없이 모든 걸 내어주는 어머니
언젠가부터 우리는 사소한 사랑의 맛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건 아닐지
밥 한 그릇에도 이어지는 귀한 모정이
어느새 잊혀져 갔더라
그래서 너무나 귀한 장면이었다.
일본으로 귀한 딸을 떠나보내는
어머니의 마지막 밥상
조선인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귀한 조선 쌀을 부탁하는 어머니
어머니의 설움을 알기에
더 내어준 정 많은 우리의 이웃
눈물로 어머니가 손수 지어 준
밥을 삼키는 딸의 모습
모든 대사와 모든 영상들이
필사하고, 모방하고 싶을 정도로
귀하디 귀한 장면이었다.
<파친코>
모든 장면들이 영광이었기에
장면들을 하나하나 담아보려 한다.
그 첫 씬이
"귀하디 귀한 밥"이었다.
최고의 오프닝이었던 영상 하나를 남기며
#파친코 오프닝 영상
Pachinko — Opening Title Sequence | Apple TV+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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