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결방정선생 Oct 26. 2023

나를 보여주는 일

[초등 교육]




교육과정 설명회에서 학부모님들께 제공할 프레젠테이션을 만들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우리 학년의 교육과정이나 학교 일과, 3학년 학생들의 일반적인 특성보다는 1년 동안 어떤 계획이나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학급을 운영하고 아이들과 생활할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게 맞겠다는 판단에서다. 담임으로서의 책임감과 비전을 보여드리고 학부모님과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최대한 진심을 잘 전달해 보기로 한다.





논에서 잡초를 뽑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벼와 한 논에 살게 된 것을 이유로

'잡'이라 부르기 미안하다.

[마른 풀의 노래] '이쁘기만 한데...' 전문



아이들을 바라보는 제 관점과도 같은 시입니다. 논에서 자라는 벼 곁에 잡초가 났는데, 그 풀을 풀이라 하지 않고 벼와 한 논에 살게 되었다는 이유로 잡초라 부르는 것이 미안하다는 시가 제 마음을 떠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넘치고 특별하죠? 잘하는 것도 다 다르고 장점도 제각각입니다. 24명의 아이들을 비교하지 않고 그 아이들의 색깔 그대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며 조화롭게 생활해 나가려고 합니다. 제가 우리 아이들에게, 또 학급 친구들이 서로 간에 존중하고 배려하는 학급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지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교과서란, 문자 그대로 어떤 '교과에 관한' 책이죠. 이것은 교과서가 성경과 같은 절대적인 텍스트가 아니라 한 권의 대본이라는 의미입니다.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학습은 과목별 '성취기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교과서, 보조 교과서, 도서관 책, 영상 자료, 어린이 신문 등을 통합/재구성하여 제시하고 탐구합니다. 


-국어와 짝꿍 책인 국어 활동, 수학과 짝꿍 책인 수학 익힘은 각 교과 시간 학습 후에 스스로 복습할 수 있도록 과제로 내어줍니다. 수학 익힘의 경우 꼭 부모님 채점을 해주십사 부탁드린 것은 우리 아이의 복습하는 습관을 칭찬해 주시고, 우리 아이가 어느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오류가 발생하는지 확인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교과서에 모든 내용을 다 기록하지 않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교과서에 직접 쓰기도 하지만 발표를 하거나 활동지에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교과서를 확인하실 때 우리 아이가 수업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즐거워야 해요. 어떤 책이든 간에 '읽는다는 것'이 그 자체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습관과 감수성이 쌓인다면, 사람들은 저마다 이 세상에 얼마나 좋은 책들이 많은지 발견해나갈 수 있을 거예요. 그 모든 책이 그것을 읽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책 들일 겁니다.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일과 중에 무조건 독서를 합니다. 하루 종일 잠시라도 고독할 틈이 없는 아이들에게 독서를 하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을 단 15분이라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은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좋아하는 책을 읽고 독서기록은 글담글닮 공책에 합니다. 매일 좋아하는 문장들을 수집하고 그 문장에 대한 생각들을 기록해 나가면서 글을 담고 글을 닮아가는 우리 아이들이면 좋겠습니다.






아이에게 무언가 잘해주려 애쓰다가 오히려 평화를 깨뜨리고 불만과 다툼의 늪에 빠지고 만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를 사랑하기 위해 무언가 힘써 좋은 것을 해줄 필요가 없었다. 사랑을 주기 위해서는 그저 평범한 일상이면 족했다. 가장 중요한 사랑은 아이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학부모님들께 부탁 말씀드립니다. 학교에서 최선을 다하고 아이들이 귀가를 할 겁니다. 힘들거나 억울하거나 어려운 일을 다 겪고 어쩌면 지친 몸과 마음으로 돌아갈 때도 있을 거예요. 가정에서는 우리 아이들의 잘잘못을 떠나 이유 불문하고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늘 든든한 안식처가 되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불어 저를포함해 우리 아이들과 연결된 모든 분들이 서로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같은 시간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소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