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사랑 노래, 황동규
새해와 올해의 끝 사이에 글을 쓴다. 나의 한해는 항상 후회만 남았다. 다들 샴페인을 터뜨리며 새해를 맞이할 때 나는 우울함에 점철되어 내가 무엇을 했니, 나는 이렇게 나이만 먹어가는구나 우울했다. 그런 나는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보냈다. 새해에 나는 무엇을 할 것인지, 이제 나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 편지를 썼다. 작가가 되고 나서 좋은 점은 삶이 또렷해졌다는 것. 더는 새해가 우울하지 않다는 것이다. 많이 성장하고 우울을 많이 덜어냈다는 것이다. 밤이 되면 이대로 인생이 별거 아닌 것처럼 끝나지 않을까? 라는 우울함에 절인 장아찌가 되어버릴 것 같았던 내가, 희망과 기대로 부푼 내가 되었다.
새해가 행복해지는 건 불과 몇 년 안 되었지만, 지금도 아주 부족하지만 나는 조금씩 걸어 나가 보려 한다. 나를 지탱해주는 많은 것들을 손에 꼭 쥐고 도망가지 않고 꿋꿋이 서서 잘 걸어가 보려 한다. 걸어가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이제 돌 지난 어린아이가 걷기 위해 다리에 힘을 기르듯 차근차근 아래서부터 힘을 기르려 한다. 아직 별거 아닌 내가 언젠가는 별거 있는 사람이 되어보려 한다.
나의 발걸음들이 의미 없는 것이 아닌 유의미한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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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조그만 사랑노래, 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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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100일 글쓰기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