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의 영화 연대기 (ft. 영화 이야기 없음 이슈)
"인생 영화가 뭐예요?"
"그 영화 봤어요?"
"이 영화 대박이죠."
에 대한 나의 답은 항상 "딱히, 없어요."
사람들은 의아한 눈으로 나를 보며 이야기한다. "인생 재미없게 사네."
나는 취향 없는 사람이다. 덕질을 해본 적도 없고 무언가에 푹 빠져본 적도 없다. 영화는 더 그렇다. 다들 인생 영화, 인생 영화하는데 그런 거? 난 없다. 그냥, 천만 영화는 다 재밌고 심오해지면 지루해하는 그런 사람이다. (드라마는 제외, 드라마 광이다.)
사람들은 이런 나에게 은근한 눈초리를 보낸다.
무슨 재미로 사냐며.
영숙이처럼 산전수전, 파란만장, 공중전까지 겪은 내 인생, 진짜 재밌는데. 알지도 못하면서!
한때는 뾰족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부러웠다.
취향을 억지로 만들어보려 했다.
올해는 취향 리스트를 만들어보겠노라 다짐하며.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밀도 있는 삶을 꾸리는 사람'으로
각인되고 싶었으니까.
미드 나잇 인 파리처럼 감도 높은 영상미를 자랑한다는 영화나 개봉만 했다 하면 덕후들이 몰려드는 마블(MARVEL) 시리즈 정주행을 해봤다. 결과는 <재밌다>
"이거 정말 내 취향인데? 죽고 못 살겠어." 정도는 아니었다.
노력이 가상했던 취향 만들기 프로젝트는 그렇게 실패로 끝.
취향을 억지로 만드는 것조차 내 취향이 아니었다.
글을 쓰며 궁금증이 생겼다. '취향'이라 이야기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꼭, 미친 듯이 몰입할 수 있는 대상만이 취향인지 그저 재밌다 느끼고 가끔 찾고 싶은 대상이라면 취향이라 부를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다.
취향 없는 사람이 살아남는 방법
걱정 반 오지랖 반 적절히 섞인 눈초리에 이렇게 답해보자.
"스페셜 리스트보단 제너럴 리스트가 되려고요."
이렇게 덧붙이면 좀 더 있어 보이겠다.
"하나만 파기엔 시간 아깝지 않아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즐기고 사랑하는
제너럴 리스트, 얼마나 멋져요(훗)."
맞다, 꿈보다 해몽이다.
맞다, 사람들은 나한테 관심 없다.
그렇지만, 이것도 가치 판단을 내 중심에 두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취향 없는 사람의 '없는 취향'을 응원합니다.
없는 취향 억지로 만들지 말고 눈앞에 놓인
소소한 행복 먼저 찾아보자고요. :>
책 <생각소스>에서 발췌한 주제로
'보통' 사람의 생각을 나누고 싶어요.
매주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우리 자주 생각해요!
*보통(Botong) 사람 : 올바른 사고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며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사람이자 가족, 친구, 지인과 희로애락을 충분히 즐길 줄 아는 사람
(출처: botong b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