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요즘 행복한가요?
"오늘은 꼭 일찍 자야지."
밤 10시. 평소라면 한창 활동할 시간.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눕는다.
쌀쌀해진 날씨에 두터운 이불을 꺼낸 탓인지 유독 포근하다.
오, 몽롱함이 나를 감싸온다.
잠에 들 것 같다. 레드..썬..?
"아, 근데 아까 소영이가 한 말은 무슨 의미지?"
.
.
하, 잠 다 깼다.
그렇게 오늘도 억눌러도 자꾸만 삐져나오는 '생각'들과 기나긴 밤을 지새운다.
왜 눕기만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 자책과 망상의 경계를 오가는 그런 생각들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나, 침대 위에서 말고는 딱히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는 것 같다. 소위 갓생을 위한 머리 굴림(뭐, 예를 들어 유튜브나 해볼까. 앞으로 뭐 먹고살지) 말고 진짜 생각. 나라는 사람을 정의할 수 있는 그런 것들.
행복한 지, 취향의 영화는 무엇인지,
결혼이란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그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
뭐 이런 것들.
그렇다면 나 말고 '보통(Botong)'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까? (다시 말하지만 침대 위에서 하는 생각은 제외다.) 주어진 하루를 살아내느라 '진짜 생각'을 할 여유가 없지 않을까. 또 생각 말고도 할 게 너무너무 많은 세상에 태어났으니깐 어쩔 수 없이?
여튼 모두의 이야기를 듣긴 힘들 테니 '보통'의 극치를 달리는 나부터 '진짜 생각'을 시작해보려 한다. 그리고 기록할 예정이다. 톡톡 튀고 반짝이는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살포시 구독 취소를 해도 좋다. 왜냐, 난 흔하디 흔한 '보통' 사람이니깐. 대신 나의 생각과 풀어내는 이야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끄덕임 정도는 얻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디)
prologue. 요즘 행복한가요?
이 질문에 답하는 데 거짓말 안 치고 두 달 걸렸다. 행복한 것 같다가도 딱히 행복할 만한 순간은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 정도면 행복한 거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맞다. 아직도 '요즘 행복한가'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답 내리지 않고 "아 나 쫌 행복한데?"라 느끼는 순간을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로 슬쩍 적어둘 계획이다. 기록이 쌓이면 당당하게 "저 행복해요. 특히, 이럴 때 행복해요!"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삶이 고된데 맨날 행복을 느끼는 것도 제정신은 아닐 테니, 행복의 횟수는 중요치 않다.) 고로 이 주제에 대해선 나중에 다시 한번 생각하기!
아, 근데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잘 먹고, 잘 자고, 잘 쌀 때>는 진짜 행복한 거다.
- 병원 경력 1년 차, 29살, 여자의 한 마디.
책 <생각소스>에서 발췌한 주제로
'보통' 사람의 생각을 나누고 싶어요.
매주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우리 자주 생각해요:>
*보통(Botong) 사람 : 올바른 사고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며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사람이자 가족, 친구, 지인과 희로애락을 충분히 즐길 줄 아는 사람
(출처: botong brunch)